소매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뉴욕 증시가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재차 살아나 나스닥 지수는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14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7% 내린 4만 4546.0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01% 하락한 6114.6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41% 뛴 2만26.7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이날 장 중 한때 6127.47까지 오르며 지난달 24일 수립한 장중 역대 최고 기록(6128.18)을 넘보기도 했다. 나스닥지수도 3거래일 연속 오르며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으로 2만 선 위에서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향방과 인플레이션 흐름을 주시하며 혼조세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즉각 시행하지 않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일률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관세보다 수위가 약화된 점은 긍정적이나 4월 1일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관세 정책을 꺼내들지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남은 상태다.
한편 미국의 소매판매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도 다시 불을 지피는 분위기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월 소매판매는 7239억 달러로 전월 대비 0.9% 급감했다. 이는 전월 대비 0.2% 감소를 예상한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소매판매는 소매 단계의 상품 판매 총액을 측정하는 지표로, 미국 경제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을 반영해 인플레이션 압력 척도로도 간주된다.
다만 연초인 만큼 연말 소비가 급증한 이후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통상 미국인들은 연말 쇼핑을 마치고 신용카드 대금 상환을 위해 1월 소비는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추운 겨울 날씨와 LA 산불로 소비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부진한 소매판매 지표는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는 “소비 지표 부진이 이번 주 초 뜨거운 인플레이션 지표로 인해 꺾였던 올여름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다시 열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7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0.2%까지 상승했다. 지난 12일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됐을 때만 해도 시장은 10월 금리인하를 점쳤지만, 다시금 7월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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