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공장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TSMC 관계자들과 만나 인텔 공장 지분을 인수하는 내용의 거래 방안을 제시했으며 TSMC 또한 수용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거래의 취지는 TSMC가 인텔의 미국 반도체 공장을 완전히 가동하는 것으로, 이에 따라 인텔의 악화한 재정 상태가 다소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파트너십의 정확한 구조도 확립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번 논의는 TSMC와 미국 주요 반도체 설계기업,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을 함께 인수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TSMC가 인텔을 단독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앞서 최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TSMC에 △미국 내 첨단 패키징(후공정) 공장 건설 △여러 파트너와 함께 인텔 파운드리에 투자 △인텔의 TSMC 미국 고객사 관련 패키징 주문 직접 인수 등을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TSMC는 지난 12일 미국 생산기지인 애리조나에서 이사회를 열고 171억 4140만 달러(약 24조 8190억 원)에 달하는 자본지출을 승인하기도 했다.
한편 인텔은 한때 세계 PC 반도체 시장을 호령했지만 스마트폰 전환에 적응하지 못하며 시장 주도권을 빼앗겼다. 특히 2021년 재진출한 파운드리 사업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조 바이든 정부가 보조금 78억 6000만 달러(약 11조 원)를 약속했지만 회사를 살리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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