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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역량평가’ 두고 경찰 갑론을박… “팀장 줄세우기” vs “당연한 절차” [경솔한이야기]

警, 차세대 KICS 역량평가 실행

현장경찰 중심으로 반발 심해져

경찰 직협 "당장 계획 철회해야"

젊은 경찰들은 역량 평가 찬성

"오히려 평가 안 하는 게 문제"





지난해 9월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개통하며 형사사법절차의 완전 전자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경찰이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순찰팀장을 상대로 디지털 역량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디지털 역량과 범죄대응능력은 다른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AI가 범죄자를 잡는 세상에서 디지털 시스템 사용조차 하지 못하는 경찰은 자격이 없다”며 반박하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은 지구대·파출소 순찰팀장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KICS 운용 능력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평가 대상은 지난해 ‘지역경찰 전산 업무역량 특별점검’에서 30점 미만을 받은 순찰팀장이며, 일시는 정기 승진시험일 일주일 후 2회 시행 예정이다.

경찰은 일정 기준 점수를 넘긴 순찰팀장에 대해서는 보직 심사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며, 반대로 성적 저조자는 별도 심사를 거쳐 보직 해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KICS는 경찰, 법원, 검찰, 법무부,해경 등 형사사법기관이 수사 등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와 문서를 공유하는 전산시스템이다. 경찰 등 수사기관은 영장 신청이나 기록 송치 등 이첩 절차와 관련해 전자화 된 문서를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이외에도 원격조사기능이나 범죄 피해자 지원, AI 기반 사건 처리 지원 등의 기능도 갖춘다.

경찰은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경찰의 적응력을 높이고 지역경찰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최근 각 정부기관들이 AI 등 기술을 행정에 도입함에 따라 경찰 또한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가기 위해 디지털 문해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 경찰 중심으로 이뤄진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KICS 능력 평가가 객관적인 범죄 대응 능력을 파악하는 척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직협은 최근 경찰청이 KICS 시험 평가를 중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KICS 시험이 사실상 팀장 능력평가라지만, 시험 점수 공개로 팀장들을 서열화하고 조직 내 갈등을 조장하는 사실상의 경찰관 통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12신고와 범죄예방에 매달려야 하는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이 시험 준비에 몰두해야 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현장 경찰관의 역량은 KICS 시스템 조작 능력이 아니라 범죄 대응력과 치안유지력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젊은 경찰들을 중심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른 ‘당연한 평가’라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사건 기록을 인터넷에 입력하는 것도 버거워하는 순찰팀장이 고도화되는 범죄 대응에 과연 제대로 반응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디지털 시대로 전환된 지가 언제인데 오히려 지금까지 그러한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 도대체 어떤 점에서 반대를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그정도 역량도 갖추지 못했으면 현장에서 누가 믿고 일을 맡기냐. 직을 내려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아직도 나이 든 순찰팀장들은 전산 입력과 같이 간단한 일조차 부하 직원들을 시키고 있는데 오히려 역량평가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문제”라며 “범죄자를 잡는 것만이 범죄 대응이 아니다. 현장 경찰의 역량이 한참 떨어지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인 만큼 역량평가를 통해 이를 끌어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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