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우려 속에 건설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국내 주요 건설사의 매출 원가율이 평균 90%를 넘어섰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공사비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올해 건설사의 매출액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1조 220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내며 23년 만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매출 원가율은 100.6%로 회사가 벌어들인 돈보다 지출한 돈이 더 많았다. GS건설(91.3%), HDC현대산업개발(90.9%), 삼성물산 건설부문(89.4%), DL이앤씨(89.8%) 등 대형 건설사 중 상당수가 매출 원가율이 90% 안팎을 나타냈다. 이 밖에 금호건설이 104.9%로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낮은 지표를 보였고 동부건설(97%), 두산건설(91.2%) 등도 높은 매출 원가율을 보였다.
건설사들의 매출 원가율이 오른 것은 공사비 급등 여파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원자잿값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건설 공사비 지수는 2020년 12월 102.04에서 지난해 12월 130.18로 27.6% 상승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매출원가율이 90%를 넘어가면 건설사의 수익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고 우려했다.
공사비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나타내 건설사의 수익성 악화 현상이 지속할 전망이다. 박 연구위원은 “지난 3년간 상승해 왔던 공사비 증액 현상이 완화될 만한 변곡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건설사의 수주 물량 감소 등이 이어지면서 올해 건설사 매출액이 최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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