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설날 세뱃돈을 둘러싼 부자(父子) 갈등으로 경찰까지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란저우의 한 소년이 "도둑이 들어와 내 돈을 훔쳤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의외의 상황과 마주쳤다. 소년이 가리킨 '도둑'은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조사 결과 이번 사건은 설날 세뱃돈 보관을 둘러싼 부자 간의 갈등이 원인이었다. 아들은 아버지가 자신의 세뱃돈을 가져갔다고 판단, 아버지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직접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버지는 경찰에게 "아이가 교육을 잘못 받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설마 실제로 신고할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소년에게 세뱃돈은 부모가 자녀를 위해 보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사용할 일이 생겼을 때는 부모와 상의할 것을 조언했다.
이처럼 자녀가 부모를 신고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닝샤 후이족 자치구에서는 아버지가 숙제를 시킨 것에 불만을 품은 10세 소년이 "집에 불법 약물이 있다"며 경찰에 신고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경찰 수색으로 아버지가 의료용으로 보관 중이던 양귀비 캡슐이 발견돼 논란이 됐다.
이 사연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아이들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 큰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모와 자녀 간 원활한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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