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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어대후' 이재명의 함정


“어차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 대표일 텐데 국민의힘에서는 누가 나와도 승리할 것입니다.”

얼마 전 만난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이렇게 자신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임박하면서 조기 대선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여당 내 위기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어대후(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라며 오히려 안심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또 다른 여당 의원은 “이 대표가 차기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걸 국민들이 모르지 않을 텐데 설마 뽑겠냐”며 “현명한 국민들을 믿는다”고 했다.

실제 민주당은 이 대표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문재인 후보는 20%대 지지율로 현재 이 대표의 30%대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안희정·이재명 등 다른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 합도 20%대가 넘었다. 당시 여당이 문 후보만 집중 공격해도 힘에 부쳤던 이유다. 반면 현재 ‘이재명 일극 체제’를 구축한 민주당은 이 대표 외에 다른 후보를 상상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한 명만 때린다’는 전략이 통할 수 있다는 게 여당의 계산이다.

국민의힘은 ‘사법 리스크’뿐 아니라 형수 욕설 논란 등으로 비호감도가 높은 이 대표가 야당 후보에 낙점될 경우 정권 재창출에 기대를 걸 수 있는 셈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이 대표에게 등 돌린 일부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은 덕에 윤 대통령은 ‘0.73%포인트’ 격차의 신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국민의힘은 조기 대선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내비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당 지지율 상승세에 취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대통령을 면회하고 계엄의 합법성까지 주장하는 옥중 메시지를 전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윤 대통령과 선을 긋던 당내 목소리는 어느새 사라졌다.



하지만 조기 대선이 다가올수록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에 부정적인 중도층과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중도층 지지 없이 우파 결집만으로는 대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 대표만 손가락질하다가 여당이 참패했던 총선이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았다.

강도림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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