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아파트에서 발견된 프랑스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이 47억원에 낙찰됐다.
16일(현지시간) 파리 남쪽 오를레앙 경매장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클로델의 '성숙의 시대'가 예상가(23~30억원)를 크게 웃도는 310만 유로(약 47억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은 지난해 9월 에펠탑 인근 버려진 아파트에서 15년 만에 발견됐다고 경매사 마티유 세몽은 밝혔다.
'성숙의 시대'는 클로델이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과 이별한 뒤 만든 작품이다. 작품은 노파에게 이끌려가는 늙은 남자와 그에게 무릎 꿇고 애원하는 젊은 여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는 로댕과의 실패한 사랑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파리 오르세 미술관과 파리 외곽의 카미유 클로델 미술관에도 동일 작품이 전시돼 있다.
19세기 말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 조각가로 평가받는 클로델의 작품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1913년 그의 오빠가 정신병원에 가두기 전에 많은 작품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30년간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 1943년 생을 마감한 클로델의 비극적 생애는 예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클로델의 대표작 '왈츠'는 2013년 경매에서 800만 달러(약 115억원)에 팔린 바 있다. 미술계는 이번 '성숙의 시대' 발견이 20세기 초 여성 예술가의 재조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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