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 장벽이 높아진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아파트를 매입하는 수요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양시, 남양주시, 하남시, 의정부시 등 서울과 인접한 곳들은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가 다른 도시보다 많았다.
17일 부동산 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경기도 아파트는 총 1만 7093채로 조사됐다. 이는 2023년(1만 3429채)보다 27.3% 늘어나고, 2022년(9180채)에 비해 86.2% 증가한 수치다.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고양시로 지난해 서울 사람이 이곳 아파트 1736채를 사들였다. 이어 남양주시 1409채, 하남시 1252채, 의정부 1109채 등도 거래가 많았다. 특히 거래 건수 1000건을 넘긴 7개 도시에서 거래된 서울 거주자 아파트 매입은 9183건으로 경기도 전체 거래의 53.7%를 차지했다.
이른바 ‘탈(脫) 서울’ 매수세가 증가한 이유는 높아진 서울 분양가와 집값,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내 집 마련의 어려움 때문이다. 통계청에서 지난달 발표한 ‘2024년 국내인구이동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때문에 도시를 떠난 순유출 서울 인구는 5만 5600명이었고, 반대로 주택 때문에 순유입된 경기도 인구는 2만 7500명으로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이에 경기도와 인천 등 서울 외 수도권에 신규 공급되는 단지에도 관심이 높다.
고양시에서는 올해 첫 3기 신도시 본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고양창릉지구 3개 블록(A4·S5·S6)에서 사전 청약 물량을 제외한 391가구를 일반 청약으로 받을 예정이다. 오는 3월 김포시에서는 롯데건설이 풍무역 인근 ‘풍무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720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신축은 고사하고 구축 아파트 매입도 힘들어질 만큼 집값이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보증금 수준의 경기도 신축 아파트로 옮기려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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