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가까워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비명)계 인사들 간의 합종연횡이 꿈틀대고 있다. 18일 양기대 전 민주당 의원을 주축으로 한 비명계 인사들 모임인 ‘희망과 대안 포럼’이 광명역에서 창립식을 열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박용진 전 의원,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 등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견제의 한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포럼은 다음 달 6일 광주·전남 본부 출범을 시작으로 전국 조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창립식에서는 ‘이재명 체제’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김 전 총리는 “국정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국가를 걱정하는 역할을 잘해주기를 바랐던 국민들에게 적잖이 실망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민주당을 넘어서는 큰 봉합과 연대의 장을 만들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혁의 딸(개딸)’을 향해서는 “덕분에 당이 어려운 시기를 견딜 수 있었지만, 여러분이 쓰는 분열과 증오의 언어가 대한민국을 분열과 고통으로 넣고 있다”며 “지금의 행태를 고민하고 바꿔 달라”고 호소했다.
조기 대선을 겨냥한 정책 행보도 본격화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정수도 세종 이전’ 토론회를 찾아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다”며 “이제 완성을 시킬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행정수도 이전은 결국 개헌 이슈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 이 사안이 얼마나 파급력을 가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지사는 또 “대한민국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려면 탄핵 이후 가능한 정치 세력이 모두 참여하는 정책 협약을 위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필요하다”며 차기 정부에 ‘한국형 연정’을 제안했다.
한편 이 대표와 비명계 인사 간 회동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달 13일 김 전 지사를 만난 데 이어 24일에는 김 전 총리와 만찬을 한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는 27일 오찬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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