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 대회 선수 선발 시스템 도입과 신입 회원 교육 의무화, 4년 사이 협회 회원 수 5배 성장….
시작은 단순한 봉사였지만 어느덧 협회의 중요한 변화를 이끌어내며 사무장에서 구협회장, 이어 시협회장이 된 인물이 있다. 영등포구파크골프협회 사무장과 구협회장을 역임하고 올해 서울시파크골프협회장이 된 이영우(66) 회장의 이야기다. 그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 파크골프의 미래를 더욱 밝게, 공정하게 이끌어가겠다는 이 회장을 만났다.
- 2018년부터 파크골프협회를 위해 일하셨다고 들었다.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셨나.
“2018년 영등포구파크골프협회 사무장직을 추천받아 3년간 근무했다. 당시만 해도 협회 내에 시스템이 거의 구축되지 않은 상태였다. 예를 들어 대회를 개최할 때 선수 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희망자를 바로 출전시키고는 했었다. 그때 선수 선발전을 만들고, 대회 개최 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여러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류 작업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처리했다. 이후 자치구별로 협회가 생기면서 사무장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일들을 계기로 구협회장과 시협회장에도 당선된 것 같다.”
- 서울시협회장으로 당선되기 직전 영등포구협회장으로 계셨다. 당시의 성과에는 어떤 것이 있나.
“‘파파클럽’이라는 파킨슨 환자들의 파크골프 모임이 있다. 서울시 전역에 약 스무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분들은 근육이 경직되지 않도록 운동을 하셔야 하는 분들이다. 하지만 비장애인 동호인과 같은 시간대에 파크골프를 치다 보니 속도 차이로 어려움을 겪으셨다. 구협회장으로 재임하면서 그분들을 위해 매주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드렸다. 또한 신입 회원 교육 의무화를 추진한 것도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신입 회원이 입회하면 교육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출석률이 60% 이상일 경우에만 수료증을 발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덕분에 영등포구협회가 매너와 에티켓, 실력 면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협회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한다.”
- 서울시협회장으로서 가장 먼저 추진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오는 24일 강원도 화천에서 서울시협회를 위해 봉사하는 이사, 부회장, 협회장, 사무장을 대상으로 친선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시협회의 임원은 1만 4000명의 동호인을 대표하는 중요한 자리인데, 그 만큼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 것 같다. 이번 친선 대회를 시작으로 임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임원들 간의 긴밀한 협조는 협회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리라 생각한다.”
- 기타로 추진하실 공약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실력 중심의 선수 선발 제도를 확립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이전에는 대회 참가를 위한 선수 20명을 선발할 때, 1~4등까지만 예선전을 통해 실력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인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선착순으로 모집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실력이 있어도 선착순에 들지 못하면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선발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각 구마다 신입생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 서울시 선수가 대표로 전국 대회에 출전했을 때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서울시를 빛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시 대회의 품격도 한층 높이려 한다. 파크골프가 성장한 만큼 회원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눈높이도 달라졌다. 서울시협회장기나 서울시장기 등 정례 대회뿐만 아니라 신입 대회와 각 구의 클럽 대항전도 활성화하고, 상금 규모를 확대하며, 상품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챔피언 우대 제도를 도입해 그들의 노력과 실력을 우대해 드릴 예정이다. 가령 이전 해에 전국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챔피언은 다음 해 선발전에서 떨어지더라도 출전 기회를 드리는 식이다.”
- 현재 1만 4000명의 서울시 동호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
“현재 서울시 동호인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구장 부족이다. 파크골프를 치려 해도 구장이 충분하지 않아 운동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형평성의 문제도 있다. 영등포구 양평누리파크골프장에서 서울시 지도자 선발 시험을 진행하면 주로 양평 구장을 사용하는 동호인들이 유리해 더 많이 선발되고, 노원구 중랑천파크골프장에서 진행하면 노원구 동호인들이 더 많이 합격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서울시 전용구장을 조성한다면 구장 부족 문제도 해결하고, 공정하게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구장 조성에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그전까지는 타 시도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구장 부족 문제를 임시로 해소할 계획이다. 또한 다음달 중 서울시 전용구장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서울시와 협의해 나가면서 서울시 동호인들이 원활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 파크골프의 매력은 무엇인가.
“외롭고 고립된 삶을 사는 시니어들이 예상보다 많다. 하루 종일 집에서 TV만 보며 시간을 보내신다. 하지만 파크골프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고독사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몸이 아파 하루 집에 있으려 해도 동호인들의 성화로 결국 구장으로 나오게 된다. 동호인들의 관심과 지원으로 제2의 인생을 찾는 분들을 많이 봤다. 파크골프는 단지 신체 건강에만 도움이 되는 운동이 아니다.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사귀고, 자신감을 얻으며 신체와 정신적으로 모두 시니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 서울시협회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하는 포부를 말해 달라.
“4년 후에는 서울시 파크골프 동호인 수가 지금보다 두 배로 증가해 약 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때까지 동호인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협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겠다. 초심과 공정성을 잃지 않고 스스로 세운 원칙을 굳건히 지켜나가려 한다. 가끔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겠지만 투명한 경영과 원칙 있는 운영으로 회원들의 신뢰를 얻으며 서울시 파크골프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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