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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울 땐 '노이즈 캔슬링' 자주 썼는데…심각한 '뇌 손상' 유발한다고?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한 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장애를 진단받았다.

19일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의 조용한 시골 마을 출신인 20대 여성 소피는 몇 년 전 대학에 입학하면서 런던으로 온 뒤 청력에 이상을 느꼈다.

소리가 들려도 어디서 들리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웠고 사람의 말소리를 빠르게 해석할 수 없었다. 강의실에서 교수의 수업을 듣는 것도 어려워 온라인 수업의 자막을 봐야 강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소리 대부분이 소음으로 느껴져 일상생활을 할 때도 불편했다. 어딜 가든 소음이 지나치게 크게 느껴져 술집이나 식당에서 오래 머물 수 없었다.

소피는 “들으려고 노력해도 모든 말이 횡설수설하게 들렸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사람 말을 잘 안 듣는다’, ‘멍해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청력 검사를 받았지만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정밀 검사를 통해 ‘청각 정보 처리 장애(APD)’를 진단받았다.

청각 정보 처리 장애는 귀의 문제가 아닌 뇌에서 소리와 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중추 청각 정보 처리 장애(CAPD)라고도 한다. 귀에서 소리를 정상적으로 감지함에도 불구하고 뇌가 소리 정보를 올바르게 해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일반 청력 검사에서는 정상이지만 청성 중간 반응검사에서 비정상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이 장애를 가지면 배경 소음이 있는 상황에서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전문가들은 소피가 평소 사용하던 이어폰을 원인으로 꼽았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장기간 사용하면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청각 정보 처리 장애를 진단받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이즈 캔슬링은 음악을 듣는 동안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으로 애플 에어팟, 삼성 갤럭시 버즈 등 주로 무선 이어폰에 탑재돼 있다. 고주파나 큰 소리가 귀를 손상시키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자동차 경적 소리처럼 일상의 소리도 차단해 뇌가 소음을 걸러내는 기능을 잊어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청각학회 부회장인 클레어 벤튼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듣고 싶은 것만 듣게 해 뇌가 소음을 걸러내려는 노력이 필요 없는 거짓된 환경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뇌가 가진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듣기 능력은 10대 후반이 돼야 비로소 발달이 완료된다"며 "10대 후반까지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해 거짓된 환경에 있다면, 말과 소음을 처리하는 능력의 발달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헬스케어 NHS 트러스트의 청각학 임상 책임자인 르네 알메이다도 “청각과 청취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청취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어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외부 소음을 들을 수 있는 ‘주변음 허용’ 모드를 사용하거나 귀를 완전히 막지 않는 형태의 이어폰을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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