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라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하물며 자면서도 명상을 해요. 세상을 볼 때 좋은 일에 대응하는 안 좋은 일이 있다고 치부하고 마음을 항상 평안하게 유지하는 게 선이고 곧 명상이죠.”
진우스님이 제37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뒤 전 국민을 향해 던진 메시지는 일상에서 하는 ‘5분 선명상’이다. 국민체조를 하듯이 모든 국민이 하루에 5분씩만 어떠한 감정을 표출하기 전에 ‘우선 멈춤’하고 명상한다면 자연스레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우스님은 “어떤 감정이 일어날 때는 처음 5초가 중요하다”며 “상황이 벌어지면 0.2초에 인지하게 되고 감정의 변화가 생기는데 행동으로 옮겨지기까지 5초 정도가 걸린다. 이때 ‘우선 멈춤’하게 된다면 기분이 나쁘지 않으면서 충분히 대처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개개인의 우선 멈춤이 쌓이면 마음이 평안해지면서 개인 간 사고가 예방되고 자연히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어렵게 느껴졌던 명상은 최근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명상으로 바뀌었다. ‘설거지 명상’ ‘걷기 명상’을 비롯해 운전을 하다가 붉은색 신호로 멈추어선 짧은 시간에도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면 이것이 명상이라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젊은 세대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뉴진스님’ 열풍으로 불교가 힙하다는 이미지를 갖게 된 젊은 세대가 일상에서 불교 정신을 실천할 쉬운 방법론까지 갖게 된 것.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지난해 진행한 ‘2024 종교 및 종교인 과세 관련 인식 조사’에서 불자 비율은 30.6%로 소폭 반등했다.
조계종은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탈종교화 흐름에 비교적 적응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진우스님은 “불교는 이제 두 가지 트랙으로 발전해야 한다”면서 “출가를 하거나 학문적으로 깊게 접근해 마음을 깨쳐나가는 ‘고등 종교’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문턱 없이 힘들 때 찾는 의지처로서의 불교도 알려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마음을 의지하는 차원에서 절을 찾고, 스님도 찾고 명상도 하면 편안해진다는 것을 알리고 나아가 ‘근본적인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구하는 이들에게는 그에 맞는 공부를 알려주는 게 새로운 시대 불교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세계인을 상대로 선명상을 알리기 위해 미국 예일대 강연 등 다양한 행보를 선보이며 세계인의 니즈를 확인한 조계종은 올해 상반기에는 선명상 대중화에 본격 나선다. 상반기 중으로 선명상 프로그램과 선명상 템플스테이 개발을 완료하고 다음 달부터 국제선명상대회를 시작해 7개월간 전국 사찰에서 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초중고교생 대상의 선명상 교재를 개발해 교과과정에 반영하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진우스님은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류는 괴로움을 해결할 수 없다”며 “궁극적인 괴로움의 소멸은 일상에서 각자가 깨닫는 일밖에 없기에 선명상 대중화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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