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는 경기도청이 자리한, 경기도의 수부도시다. 기초지자체 중 최대 규모 인구(119만9000명·2025년 1월 기준)와 넉넉한 재정에 힘입어 어지간한 광역지자체보다 나은 위상을 오랫동안 구축했다. 하지만 도내 타 지자체에 비해 협소한 면적(31개 시군 중 20위)과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중복규제에 짓눌리면서 최근 수년 동안 침체를 거듭했다. 기업 유입과 맞물린 인구 급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용인이나 화성 등 인접 도시의 약진과 비교되면서 “성장판이 닫혔다”는 지적까지 나오자 수원시가 4년의 준비 끝에 도시 발전 구상을 내놓았다.
20일 수원시가 최근 공개한 ‘2040 수원 도시기본계획’에는 성장의 한계를 딛고 다음 세대에서도 최대 규모 기초지자체 위상을 지키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 계획은 미래 수원을 6개 성장축을 중심으로 자족성을 갖춘 스마트시티로 상정했다.
2040 기본계획의 골자는 그동안 중구난방식으로 짜여졌던 도시의 공간구조와 시민 삶의 무대인 생활권 일치다. 1개 도심과 5개 부도심으로 공간구조를 설정하고, 이를 6개 중생활권과 연계해 도시 전체의 균형을 맞추면서 효율도 높이도록 구상했다.
우선 공간구조는 도시전체가 균형적으로 발전하도록 유도하는 기본 틀 역할을 한다. 핵심적인 성장 주축은 수원역~시청~수원화성이 모인 도심(수원화성)에서 동서 방향으로 뻗어나가도록 설정했다. 여기에 도심을 둘러싼 형태로 영통·망포, 광교, 당수·호매실, 장안, 평동·세류 등 5개 부도심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미래형 성장을 촉진하도록 짰다. 생활권은 지리적 기반인 행정구역에 따라 일체감을 높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화성생활권은 수원의 문화관광을 핵심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팔달구 구도심이 의료관광 및 산업 특구 중심으로 발전한다. △북수원생활권은 복합문화도시를 지향한다. 신규 역세권을 중심으로 복합개발을 추진하고, 스포츠 멀티 플렉스와 북수원테크노밸리 조성으로 자족도시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서수원생활권은 친환경스마트도시를 모토로 첨단기업 유치에 집중한다. 도시개발이 집중될 수 있는 지역으로, 수원 R&D 사이언스파크와 탑동지구 개발이 시금석 역할을 한다. △남수원생활권은 전략혁신도시를 발전 방향으로 수립했다. 수원군공항 부지를 포함하는 생활권인 만큼 인근 지자체와의 협력적인 발전을 꾀하는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을 목표로 한다. △영통생활권은 기업혁신도시로 발전하는 미래상을 그렸다. 생활권 중 가장 작은 면적이지만 가장 많은 계획인구를 예상하는 생활권으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R&D 혁신거점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광교생활권은 첨단플랫폼도시로 발전한다. 광교지구 내 유휴지를 활용하는 기업 유치와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광교호수공원의 문화와 여가 기능을 강화한다. 2040년 목표인구는 128만명이다. 계획적이고 효율적인 도시개발사업과 정비사업 등을 통해 현재의 인구감소세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수원시의 판단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2040 수원도시기본계획은 침체한 수원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공간구조 변화의 핵심 구상을 모두 담았다”며 “미래 수원의 자족성을 확보해 수원이 경기 남부 거점도시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