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4E 목표 대역폭을 25% 상향했다. SK하이닉스(000660)와 마이크론보다 한 차원 높은 속도를 내세워 HBM 시장에서 반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속 모바일 D램 개발 성공 소식도 알리며 ‘속도 경쟁’으로 메모리 시장 1위를 굳히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20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반도체학회 ISSCC 2025에서 HBM4E 대역폭을 초당 2.5TB(테라바이트)로 제시했다.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마이크론은 HBM4E 대역폭으로 초당 2TB를 겨냥해왔다. 삼성전자는 HBM4E에서는 데이터가 오가는 핀당 속도를 기존 8Gbps(초당기가비트)에서 10Gbps로 높여 초당 2.5TB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HBM4E는 연내 양산에 돌입할 HBM4에 이은 차세대 규격이다. HBM4는 현 세대인 HBM3E 대비 대역폭이 2배 늘어나 초당 2TB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는 HBM4E에서 대역폭은 유지하며 메모리 집적도를 50% 높여 총 용량을 늘릴 계획이었다. 삼성전자는 HBM4E에서 용량과 속도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HBM4E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자동차 전장 포럼 2024에서 2027년을 목표로 차량용 HBM4E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본지 2024년 9월 21일자 11면 참조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동작 속도인 초당 12.7Gb(기가비트) LPDDR5X 모바일 D램도 선보였다. 지난해 4월 발표했던 초당 10.7Gb에서 한 발 나아간 성과다. 차세대 모바일 D램 규격인 LPDDR6에 대한 단서도 소개했다. LPDDR6는 데이터 입출구를 기존 8개에서 12개로 늘려 속도를 50%가량 높이는 한편 극단적인 저전력으로 모바일 AI 시대에 대응할 계획이다.
손교민 삼성전자 D램 설계팀 마스터는 “LPDDR6는 현재 규격 원형(프로토타입)이 나왔고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