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홍상수가 10년째 불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배우 김민희 없이 홀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20일(현지 시각) 홍 감독은 독일 베를린에서 자신의 33번째 장편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What Does that Nature Say to You)’의 프리미어 및 프레스 컨퍼런스(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홍 감독은 신작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로 이번 베를린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섹션에 초청받았다. 이날 레드카펫에는 홍 감독과 함께 영화에 출연한 배우 하성국, 권해효, 조윤희, 강소이가 참석했다. 하지만 김민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민희는 이 영화의 제작실장으로 참여했으며 지난 19일 홍 감독과 함께 베를린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홍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다스러운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었다. 이야기가 그저 주어졌다"며 “내가 ‘주어진 것’으로 부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때 주어진 것은 이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소이로부터 ‘부모가 시골에서 닭을 직접 키우고 산다’는 얘기를 듣고 이 영화를 찍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강소이 부모의 실제 집에서 촬영했다고 했다. 하성국은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자연 안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30대 시인 동화(하성국)가 연인 준희(강소이)의 집에 우연히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국내에는 올해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홍 감독은 1997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시작으로 이번 신작까지 총 12편의 영화를 베를린영화제에서 상영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특히 2020년부터는 6년 연속 작품이 진출했다. 지난 2017년 작품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은곰상 여우주연상(김민희)을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여행자의 필요’가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을 받는 등 모두 다섯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홍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만났다. 지난 2017년 불륜을 인정했고 9년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디스패치 보도를 통해 김민희의 임신 사실이 알려졌다.
홍 감독은 1985년 미국 유학 시절 A씨와 만나 결혼, 슬하에 딸을 뒀다. 2016년에는 A씨를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불발됐고, 2019년 제기한 이혼 소송마저 기각당하자 항소를 포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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