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졸업생 여러분은 ‘결과가 불확실한 긴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가 된 겁니다. 예술가의 길은 어렵고 불확실합니다. 국가가 울타리로서 여러분을 도울 것입니다. 국립예술단체 청년교육단원도 확대되고 또 전국에서 국립단체도 계속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인 드리겠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이어령예술극장에서 진행된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예술가의 길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노력하라는 것과 함께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예술사 393명, 예술전문사 199명으로 총 592명이 졸업해 사회로 나갔다.
유 장관은 이어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새로운 예술을 한예종에 주문했다. 그는 “우리 예술도 변화에 뒤처져서는 안된다. 한예종에 AI와 결합된 미래의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이든지 ‘학과’든지 새로운 예술을 개발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어떤 새로운 목표치를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축사 전문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의 한예종 학위수여식 축사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날이 좀 쌀쌀해진 것 같기도 하고 바람이 좀 불면 더 차가운 것 같은데 이 극장(이어령예술극장) 앞에, 특히 이어령 전 장관님, 저는 ‘선생님’이라고 늘 불렀습니다만, 제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존경하던, 그런 정말 우리 예술계의 큰 어른의 이름이 붙어있는 이 극장 앞에서, 아주 햇살이 좋아서 들어올 때 마음도 따뜻해지고 기분이 아주 좋았었습니다.
제가 축사를 이렇게 준비를 했습니다만 그냥 간단하게 몇 말씀드리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먼저 우리 김대진 총장님과 각 원의 원장님들 그리고 교수님들, 또 학교 많은 관계자분들께 이렇게 훌륭한 학생들을 무사히 정말 하나의 예술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그 디딤돌을 잘 놓아주셔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와 계시는, 우리 부모님들도 계시죠, 가족 많이 오셨을텐데, 아마 우리 학생들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는 이 자리에 와 계신 우리 부모님들의 역할이 가장 컸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역시 이런 과정을 겪었습니다만, 정말 부모님 말도 안 듣고, 하지 말라는 이 길을, 떼를 쓰면서 이렇게 왔던 그 옛날의 기억이 오늘 이 자리에 오니까 더 많이 떠오르네요. 아마 우리 부모님들께서 자녀분들을 훌륭하게 성장시키기 위해서 많은 마음고생을 하셨을텐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술을, 얘기하기가 참 어렵죠. 예술가의 길이 워낙 어렵고 불확실한 그런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늘 불안하고, 그런 예술가의 길이 정말 어렵고 힘듭니다. 우리 졸업생 여러분은 결과가 불확실한 긴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가 된 겁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학교에서 보호 받으면서, 이런 공간에서 극장에서 전시장에서 교실에서 여러분 마음껏 하고 싶은 실험과 도전을 아마 충분히 했었을 겁니다. 많은 교수님들의 보호 아래서 말이죠.
하지만 이제부터는 정말 이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야 하는 어렵고 힘든 그 관문에 섰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 수도 없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때려치울까 계속해야 되나, ‘나는 전공도 했고 정말 특히 우리 예술종합학교는 우리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표적인 예술학교 출신인데 왜 나는 더 안 될까, 왜 나보다 분명히 학교도 덜 공부한 것 같고 뭔가 나보다 못 미치는 것 같은데 저 사람은 잘 되는데 왜 나는 안 될까’ 저 역시 그런 고민을 수도 없이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은 그 길을 딛고 딛고, 넘어서 정말 긴 배우의 길을 왔습니다. 물론 지금은 공직을 하는 입장입니다만 사실 우리 특히 청년들, 우리 젊은 예술가들의 그런 마음을 저는 잘 알기 때문에 작년에 저희 문화체육관광부가 청년 예술가, 우리가 ‘국립단체 교육단원’이라는 명목으로 350명을 선발을 했습니다. 그들은 훌륭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잘합니다. 그래서 그 뒤를 이어받아서 그들이 국립청년예술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올해 4개 분야의 예술단체를 창단을 합니다. 그래서 전국을 다니면서 우리 예술가들이 가졌던 그 마음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합니다. 올해 이어서 600명을 선발했습니다.
저는 예술가의 길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뭔가 자신들이 터를 잡고 그리고 안심하고 어느 정도까지 자신의 길을 완성될 수 있을 때까지 그런 울타리를 좀 만들어주고 싶어서 그런 정책이 아마 앞으로 잘 발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국의 국립단체도 계속 만들어질 거라고, 여러분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길어지니까 이제 정리 하겠습니다.
‘내가 슬픔을 노래하면 사람들은 사랑을 노래하고, 내가 사랑을 노래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슬픔으로 받아들이더라.’ 제가 한 얘기가 아닙니다. 그 유명한 슈베르트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그런 신세계를 꼭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너무나 많이 변해서 순수예술, 우리는 아날로그부터 디지털 시대를 거쳐서 지금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에 조금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예술 환경뿐 아니라 사회적인 환경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예술도 이 변화에 뒤처지면 또 다른 어려움을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미디어콘텐츠 쪽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게 34%나 되는, 아주 빠른 속도로 이쪽에 기술이 적용되고 지금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교통이라든지 자동차의 24%, 또는 그 외에 다른 금융이나 이런 쪽의 12%, 현재 인공지능의 발달 속도가 각 분야에 이렇게 쓰여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쯤이면 우리 한국예술종합학교도 인공지능과 결합된 미래의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그래서 혹시 총장님 생각이 계시면 원을 만들어도 좋고 학과가 만들어져도 좋고 미래의 새로운 예술을 개발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어떤 새로운 목표치를, 왜냐하면 인공지능 기술이 너무나 빨리 변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지 모릅니다. 영화 한 편이 CG도 없이 인공지능으로 모든 것이 만들어지는 세상이고 K팝의 아이돌도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지는 세상입니다. 우리 한국예술종합학교가 늦지 않도록 그런 교육도 앞으로 더 기대해 봤으면 좋겠다, 이런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큰 소리로)축하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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