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정원장과 김건희 여사가 12·3 비상계엄 선포 하루 전날 주고받은 문자의 내용은 김 여사의 교체된 휴대전화 번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이 ‘사전 계엄 모의설’을 제기했으나 계엄과는 무관한 내용이었다는 설명이다.
21일 여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일 김 여사가 조 원장에게 보낸 두 개의 문자 메시지는 김 여사의 새 휴대전화 번호에 대한 안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가 보낸 첫 번째 메시지는 “바뀐 전화번호를 알려드린다”는 내용이었고, 두 번째는 김 여사의 번호가 적힌 문자였다고 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에 “김 여사가 해외 순방 과정에서 조 원장에게 외교적 조력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 표시를 하기 위해 바뀐 번호를 보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7일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가 개인 전화로 사적인 소통으로 논란을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고 “저도, 제 처도 취임 후 휴대폰을 바꿨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11월 말께 윤 대통령 부부는 기존에 사용했던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중단하고 새 번호로 교체했다.
지난 1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조 원장과 김 여사가 계엄 전날 문자를 주고받은 정황이 제시되자 야당은 ‘사전 계엄 모의’ 의혹을 제기해왔다. 조 원장은 김 여사와 연락에 대해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면서도 내용에 대해선 “뭔가 남아 있다면 그걸 보시면 판단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0일 10차 변론에 출석해 “제 처와 국정원장이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부분에 대해선 저도 알 수 없다”며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