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지명하는 등 군 수뇌부 물갈이에 착수했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쇼셜을 통해 찬스 브라운 합참의장을 경질했다고 밝혔다. 경질된 브라운 전 합참의장은 전투기 조종사 출신 대장으로 미국 역사상 두 번째 흑인 합참의장이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임명해 임기가 2년 8개월 가까이 남았으나 경질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으로는 예비역 공군 중장 댄 케인을 차기 합참의장으로 지명했다. 퇴역 장성이 군에 북귀해 합참의장에 지명된 건 처음이다. 그는 F-16 조종사 출신으로 이라크 전쟁과 이슬람국가(IS) 축출 작전 등에 참여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IS를 일주일 안에 궤멸할 수 있다”고 보고한 뒤 선거 구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새긴 빨간 모자를 썼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대해 “지난 정권에서 합참의장으로 승진해야 마땅했다”고 평가하면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부당한 인사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해군참모총장 등 5명의 군 수뇌도 교체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 현재 해군참모총장은 리사 프란체티 제목이 맡고 있다. 그는 미국 최초의 여성 해군참모총장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해안경비대 사령관 린다 페이건 제독도 해임했다. 페이건 전 사령관도 해안경비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사령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육군과 해군, 공군의 군사법 체계를 관장하는 법무감들도 전면적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 행정부가 바뀌면 국방부의 민간 고위직은 교체되지만, 현역 장성인 군 수뇌부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며 임기를 지키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트럼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적극 장려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정부와 군대 내에서 금지한 바 있다. DEI는 미국 역사에서 차별 받고 소외된 인종, 성(性), 계층 등을 챙긴다는 취지의 정책이다. 하지만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폭스뉴스 진행자 시절인 지난해에 발간한 저서에서 ‘브라운 전 의장은 흑인이기 때문에 합참의장 자리에 올랐을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 수뇌부 물갈이에 야당인 민주당은 정치적 행위라며 비판했다.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은 “정치적 충성도나 인종, 성별과 같은 이유로 현역 군 지휘관을 해임하는 것은 미군의 신뢰와 전문성을 저하시킨다”고 지적했다. 세스 몰턴(민주·매사추세츠) 하원의원도 “반미적이며, 비애국적”이라며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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