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동반청산론을 거듭 꺼냈다. 탄핵 심판 종결을 앞둔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 대표까지 정리해야 이른바 ‘새 판 짜기’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외정당인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 전 총리는 최근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재판도 면제 받는가’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대통령 선거에 나서겠다는 사람이 자신의 결백을 말하지 못하고, 당선되면 재판을 미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그 현실이 대한민국의 불행”이라고 했다.
현직 대통령의 ‘형사상 소추’ 예외 규정이 담긴 헌법 84조의 적용 범위를 둘러싸고 논쟁이 있는 만큼 만일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사법 리스크’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이 과정에서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전 총리의 ‘이재명 때리기’ 배경에는 조기 대선 이후를 바라보고 권력구조개편 과정에서 지분 확보를 노리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의 정통성을 둘러싼 공방이 대선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과정에서 독자적인 진보·호남 세력 구축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비명(비이재명)계 끌어안기 행보와도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이 좋은 후보를 내면 협력의 여지가 생기겠지만, 이대로 가기로 작심했다면 저에 대한 괜한 걱정은 접길 바란다”며 이 대표 체제에선 힘을 합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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