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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시기 결정권 제한” vs “軍의료인력 확보 불가피”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사직 전공의, 4년간 순차적 군의관 입영]

“의무사관후보생 편입시 병사 복무 안돼”

“전공의 2000명 넘자 급하게 훈령 개정”

“입대시기 제한은 개인의 기본권 침해다”

지난 2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군 미필 사직 전공의들이 최근 국방부가 입법 예고한 ‘의무·수의 장교의 선발 및 입영 등에 관한 훈령’ 개정안에 반대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 갈등으로 사직해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가운데 병역미필인 3300명을 4년 간 순차적으로 분산 입대시키겠다는 국방부의 계획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최근 국방부가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 선발되지 못하고 입영 대기하는 의무사관후보생을 ‘현역 미선발자’로 분류해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의무·수의 장교의 선발 및 입영 등에 관한 훈령 개정안’의 입법예고에서 비롯한다.

국방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면허 취득 후 인턴으로 (수련기관과) 계약하면 의무사관후보생에 편입되며, 수련 과정(인턴·레지던트)을 마칠 때까지 입영을 유예하고 이후 의무장교로 복무한다”며 “한 번 의무사관후보생으로 편입되면 병사로 복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최근 전공의 수련 중이었던 의무사관후보생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의무장교로 입영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3300여명의 의무사관후보생이 수련기관에서 퇴직하면서 올해 입영대상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년 계획된 군 인력 소요를 상회하는 것으로 현역 의무장교(군의관) 선발 후 남는 인원은 공보의 등으로 편입하거나 병역법 시행령 제120조에 근거해 의무사관후보생으로 계속 관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병역미필 사직 전공의 중 군의관(현역 장교)이나 공보의(보충역)가 아닌 병사 복무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요구가 있지만, 이런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이다.

현재 국방부는 매년 의무사관후보생 중 600∼700명을 군의관으로 선발하고 있다. 나머지 200∼300명을 보충역으로 편입해 지역 의료기관에서 공보의로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연간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의무사관후보생은 통상 1000명 남짓이다.

하지만 초유의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로 올해 입영대상자는 3배 이상으로 늘어나 이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4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군의관이나 공보의를 선발하겠다는 국방부의 방침이다.

논란에 대해 국방부는 ‘입대 시기 결정 권한을 빼앗는다’는 비판에 대해 “훈령 개정과 의무사관후보생 입영 시기는 연관이 없다. 훈령 개정 사유는 의무장교를 선발하고 남는 인원을 ‘현역 미선발자’로 지칭함으로써 기존 의무장교 선발 절차를 구체화하는 것일 뿐 입영대기를 위한 새로운 절차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역 면필 연령인 33세에 도달한 의무사관후보생이 우선 입영하고 입영시기와 관련해 의향을 표시한 사람에 대해서도 의향을 반영하겠다”며 “군의관 선발이 우선으로 의무사관후보생이 군의관과 공보의 중 선택하게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정부의 훈령 개정에 따라 입영 시기가 미뤄진 군 미필 사직 전공의들이 “원래 의무사관후보생 서약서에 서명한 대로 입영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국방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직 전공의들은 의정 갈등으로 자신의 뜻에 따라 사직했기에 의무장교(36개월)가 아닌 일반 장병으로 군복무(18개월)를 마치겠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육군 현역병 기준 복무기간인 18개월의 2배에 달하는 긴 복무를 하느니 차라리 빨리 병역의무를 마치고 전공의를 단계를 다시 밟겠다는 속내인 것이다.

군 미필 사직 전공의 100여 명은 지난 2월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인근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정부는 젊은 전공의들을 마음대로 부려 먹기 위해 법을 이용해 왔다”며 “사직하면 바로 군대에 가야 한다는 서류에 서명하게 만들더니 이제는 사직해도 바로 군대에 가지 못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의 군 입대시기 결정권을 제한하는 조치라며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이들은 특히 “정부는 올해 입영을 희망하는 군 미필 사직 전공의가 2000명이 넘어가는 시점에 갑작스럽게 훈령을 개정했고, 공보의는 250명만 선발하겠다고 한다”며 “수천 명의 의사들이 군 복무를 하겠다고 입영을 기다리는데 의사들의 인생을 낭비하고 수련병원으로 복귀시키겠다는 목표만으로 지역 의료까지 박살 내고 있다”며 일관성이 아예 없는 정부(정책) 이라고 규탄했다.

양측 갈등의 쟁점은 사직 전공의 규모가 갑자기 늘어나서 현역 의무장교로 선발되지 못하고 입대 대기하는 의무사관후보생을 ‘현역 미선발자’로 분류해 순차적으로 입대하도록 계속 관리하겠다는 시행령 개정안이다.

사직 전공의는 군의관과 직역 의료기관에서 공보의로 근무하는 인원을 국방부가 제한(매년 1000명 수준)하면서 개인의 입대시기 결정권 제한으로 자신들의 인생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도 군 의료인력 편성은 중장기 계획으로 잡혀져 있어, 갑자기 늘어난 사직 전공의 때문에 의무장교를 대폭 늘릴 수 없다며 맞서고 있어 양측 간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측의 갈등으로 초래된 분명한 사실은 3000여명에 달하는 사직 전공의들은 자신의 의사대로 현역 입대가 불가능한 처지에 놓여 앞으로 4년까지 기약 없이 대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점이다.

의료계에서는 “일부 사직 전공의들은 향후 4년까지 기약 없이 대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다”며 “입대 시기를 결정할 권한을 국방부가 빼앗는 꼴로 개인의 기본권 침해가 될 뿐만 아니라 필수의료 공백 문제도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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