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라늄 흡착 성능이 탁월하면서도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신소재를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화학기술개발부 김종윤 박사 연구팀이 흡착제에 사용되는 실리카(SiO2) 물질에 유기인산계 화합물(HDEHP)을 결합해 우라늄 흡착 성능이 탁월한 나노구조의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우라늄은 자연 상태에서 다양한 물질에 녹아 있고 방사성폐기물에도 다량 있어 효과적으로 추출해 회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라늄 추출은 일반적으로 흡착제를 사용해 이루어지는데, 상용화된 흡착제는 현재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연구팀은 특정 구조를 가진 주형 물질을 섞어 원하는 형태와 크기의 물질을 합성하는 주형합성법을 활용해 우라늄 흡착에 특화된 실리카 나노구조체를 합성했다.
실리카 나노구조체 합성을 위한 출발 물질인 전구체 TEOS(Tetraethyl orthosilicate)에 주형 물질로 도데실아민(n-Dodecylamine)을 섞는 기존 방식으로 만든 나노구조체는 입자 형태로 기공이 있어 우라늄을 흡착할 수 있지만 입자가 균일하지 않고 기공 크기가 우라늄 흡착에 최적화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우라늄 흡착력을 가진 HDEHP를 추가로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소재 합성 방식을 활용했다.
또한 주형 물질을 5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연소하거나 유독성 용매로 제거해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주형 물질 HDEHP를 제거하지 않고 용액에 넣어 가열하는 수열반응(Hydrothermal Reaction)으로 간단하게 하이브리드 소재를 합성한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던 10~100마이크로미터(µm)의 균일한 입자를 가지면서 기공 크기까지 제어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특히 이 소재는 표면적이 넓고 흡착할 물질이 기공 내로 잘 들어가서 강하게 붙잡아 둘 수 있는 2~50나노미터(㎚) 크기의 메조기공(Mesopore)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HDEHP 농도와 반응 온도를 높일수록 메조기공의 크기가 커지는데, 그 수준을 쉽게 제어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신소재는 흡착제 1그램(g)당 136밀리그램(㎎)의 우라늄을 흡착할 수 있는데, 현재 상용화 제품의 최고 성능과 동일한 수준이다.
간단히 합성할 수 있어 경제적이며 후처리 공정이 없어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여 환경친화적이라는 강점도 가진다.
또한, 메조기공의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흡착제뿐만 아니라 기공에 활성물질을 넣어 전달하는 운반전달체로도 활용될 수 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분리정제기술(Separation and Purification Technology)에 게재됐다.
원자력연 임상호 방사화학기술개발부장은 “이 기술은 우라늄 자원 회수,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폐수 관리뿐 아니라 촉매제, 약물전달물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규모 생산 및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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