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두 분 외식하실 때 보태 쓰시면 기쁠 것 같습니다. 덕분에 살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4일 부천시에 따르면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A씨는 자신의 가게를 종종 찾아오던 20대 청년이 계산대에 두고 간 봉투에서 이 같은 글이 적힌 메모와 함께 현금 20만 원을 발견했다.
그는 청년이 몇 달 전 "실직해서 너무 형편이 어려운데 라면 1개를 외상으로 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던 사실을 떠올렸다. 당시 A씨는 청년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 라면, 즉석밥, 즉석 카레를 포함해 5만 원 어치 생필품을 챙겨 줬다. 봉투의 메모와 20만 원은 청년이 취업에 성공한 뒤 몇 달 만에 가게를 다시 찾아가 A씨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것이다. A씨는 나중에 청년에게 현금을 돌려줬다.
부천시가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온(溫)스토어' 사업 중 지난해 하반기에 실제로 있었던 일화다. 온스토어는 슈퍼마켓, 편의점, 약국, 반찬가게 등 동네 가게 종사자들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발견해 물품을 지원하면 부천시가 기금에서 비용을 보전해주고 현장 조사를 거쳐 필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안전 플랫폼이다. 치매 노인, 학대 피해 아동, 단절 1인가구 등 취약계층의 복지 사각지대를 시민 참여로 최소화하기 위해 2023년 6월부터 시행됐다.
최근까지 134개 가게가 참여해 어려운 이웃 1512명에게 약 9200만 원 상당의 긴급 생필품을 지원했고,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 긴급 복지 등 공공 서비스 200여건이 연계됐다.
부천시는 온스토어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물품을 즉시 지원해줄 수 있는 '거점 온스토어'를 지난해 10개에서 올해 37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체 개발한 '온부천' 앱 기능을 강화해 경찰, 소방과 신속하게 위기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 입력된 내용을 3개 구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부천시에 모금되는 각종 후원금을 '부천 온마음 펀드'로 확대 개편해 취약계층 지원 프로프로그램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촘촘하면서 따뜻한 부천형 스마트 복지·안전 시스템으로 위기가구를 신속히 발굴해 지원하고, 복지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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