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 받았다.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를 고려할 때 운전할 당시에는 처벌 기준치를 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3단독 김경찬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30일 오전 0시 7∼14분 음주 상태로 1.2톤 화물차를 몰고 충북 청주시 상당구 중흥로에서 강서동까지 약 5㎞ 구간을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를 적발한 경찰이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0.039%로 나타났다. 운전 면허 정지 및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0.03%를 넘는 수치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양조장의 막걸리를 맛보기 위해 소주잔으로 3잔을 마셨고, 술이 깰 때까지 1시간 가량 기다렸다가 집에 가려고 차량을 몰았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모든 정황을 고려할 때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실제 운전 당시에는 처벌 기준치인 0.03% 이상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최종 음주 시점으로부터 67분이 지나 운전을 시작했고 74분이 지난 시점에 운전을 종료했는데, 이는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인 음주 후 30∼90분 사이의 구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음주 측정 자체는 최종 음주 시점으로부터 97분이 지난 시점에 이뤄졌으나 측정값이 처벌 기준치인 0.03%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정확한 음주량이 확인되지 않는 만큼 음주 측정 당시 비틀거렸다는 정황만으로는 그가 실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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