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은 지난 3년 간 유럽에서 매년 50% 이상 성장했습니다. 트룩시마와 유플라이마도 램시마처럼 처방 1위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태훈(사진) 셀트리온 유럽 본부장은 22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학회(ECCO)’에서 기자와 만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유럽에서 램시마 제품군(시장점유율 70%), 베그젤마(29%), 허쥬마(29%)는 처방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며 "트룩시마(31%), 유플라이마(16%)도 유럽 시장에서 가장 많이 처방하는 약물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덴젤트, 스토보클로, 오센벨트, 앱토즈마 등 유럽 시장에 새로 출시하는 4개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도 과제”라고 덧붙였다. 앱토즈마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은 유럽 의약품청(EMA)의 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2020년 램시마 피하주사(SC)를 앞세워 유럽에서 직접판매를 시작했다. 유럽 내 법인은 20개로 확대됐고 직원은 400명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셀트리온 유럽 법인은 셀트리온 전체 매출의 54.9%를 담당했을 정도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직판 체계가 자리잡기까지는 험난했다. 2020년 당시 유럽에서 의약품을 직접 판매하는 아시아 제약사는 다케다와 오츠카 정도에 불과했을 정도로 드물었다. 그는 “입찰에 이길 수 있을지, 약은 얼마나 팔 수 있을지 소통이 잘 되지 않았다”며 “배울 데도 없고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대로 해라, 우리가 책임진다’고 했던 서정진 회장의 말에 힘을 얻어 사업을 추진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이어 “지금은 유럽 어디를 가든 셀트리온 브랜드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하 본부장은 “성장의 비결은 소통에 있다”고 했다. 그는 “서 회장이 간호사의 말을 듣고 램시마SC를 개발했다는 스토리가 있을 정도"라며 "셀트리온은 의료진과 소통하고 공감하고 그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CCO 현장에 마련된 셀트리온 부스에 써져 있는 ‘While others hear, We truly listen(다른 이들은 듣기만 하지만 우리는 진정으로 귀 기울입니다)’’는 표어가 더 눈에 띄었다.
셀트리온이 유럽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또 다른 원동력은 무엇보다 신뢰를 우선한 전략이다. 지난 5년 간 한 번도 유럽 정부에 의약품 공급 부족을 보고한 적이 없다. 약 9개에 달하는 아달리무맙 공급사 중 밤을 새워 물량을 맞춰 정상 공급을 유지한 곳은 셀트리온이 거의 유일했다. 하 본부장은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생산에 6~9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지 의사·약사와 소통해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유럽 생산시설에서 의약품을 직접 생산하고 유럽 법인이 직접 공급해 공급망 문제가 없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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