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가운데 가장 고약하다는 췌장암 수술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1위입니다. 환자들이 전국에서 찾아옵니다. 전국에서 중환자실에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는 병원도 우리 이외에는 5곳도 안 됩니다.”
경남 창원시의 창원한마음병원 설립자인 하충식 한마음국제의료재단 의장은 이달 20일 병원을 찾은 취재진을 향해 “상급종합병원과 비교해도 ‘빅5’를 제외하면 실력으로도 밀리지 않는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창원한마음병원은 1008병상, 34개 진료과를 갖춘 2차 병원이다. 같은 지역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을 제치고 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 통한다. 지난해 경남도에서 가장 많은 1만 9214명의 응급 환자를 수용했고 심지어 닥터헬기를 통해 경북 지역에서도 환자를 받아 치료하기도 했다. 치료한 환자 중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1~3등급인 중증 환자 비율은 74%에 달한다. 지난해 9월에는 거점 지역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포괄 2차 병원 육성 방안’의 롤모델 격이다.
특히 성인 중환자실은 도내 최대 규모인 61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대학병원들이 의정 갈등 속 의료 공백으로 중환자실을 20~30병상만 운영할 때도 전문의가 상주하며 풀가동했다. 암 등 고난도 진료 역량도 뛰어나다. 췌장암의 경우 외래 실인원은 지난해에 2022년 대비 459.6%, 입원 실인원은 553.0% 늘었다. 장기이식센터도 2023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해 2년 만에 35건의 간이식에 성공했다. 의정 갈등 와중에도 수술 건수는 8% 늘었고 병상 가동률은 99%에 이른다.
하 의장은 “좋은 선생님들을 모시기 위해 간절하게 노력했고 최고가 되고자 손해를 감수하고 지역 최초 고압 산소 치료실 설치 등을 추진했다”며 “그 결과 도민들이 수도권 원정 진료 대신 우리 병원을 찾았고, 지역 내 의료 접근성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창원한마음병원은 중환자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준공한 지 2년도 안 된 건물을 수리해 병상을 54개에서 61개로 늘렸다. 전공의 비중은 ‘0’에 가깝지만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중심으로 인력을 구성해 의정 갈등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 결과 많은 도민들이 수도권 원정 진료 대신 이 병원을 찾았고 지역 내 의료 접근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하 원장을 비롯해 병원 관계자들은 지역의 우수한 2차 병원들이 지역·필수의료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진료 역량을 갖추려면 정당한 보상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 원장은 “의정 갈등 중에도 간이식 같은 고난도 수술을 진행했는데 수가는 상급종합병원보다 낮다”며 “현재 상황에 맞게 수가(의료 행위 대가)도 상급종합병원과 동일하게 책정해야 지역 2차 병원들도 투자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환 창원한마음병원장 역시 “2차 병원은 골든타임을 필요로 하는 질환을 확실히 커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암 환자도 다뤄야 한다”며 “24시간 지역의료 수요를 경증부터 응급·중증까지 포괄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2차 병원이 지역에 반드시 일정량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30년간 근무하며 췌장암 분야 ‘명의’로 명성을 쌓은 김 원장은 “2차 병원은 의료 체계상 의미일 뿐 2류라는 뜻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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