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세대에서 등장한 신조어는 많이 있다. ‘할머니·할아버지’의 줄임말과 ‘폭풍눈물’을 180도 회전시켜 발음하기도 힘든 표현 등이다. 신조어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래 의미를 변형해 소통을 어렵게 만들고 언어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신조어는 언어를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일 수 있으며 한글의 조합과 줄임말을 통해 표현을 풍부하게 만드는 순기능도 있다. 그러나 ‘할머니·할아버지’의 줄임말과 ‘폭풍눈물’을 180도 회전시키면서 기존 단어를 왜곡하는 수준까지 나아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최근 K팝과 K드라마, K뷰티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어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한국 내에서는 언어 사용이 점점 변형되고 있다는 점이 대조적이다. 동남아에는 한국어 학원의 강의실이 가득 찰 정도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인도네시아 대학에서는 한국인조차 어렵게 느낄 맞춤법을 가르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정작 한국에 사는 우리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한국어의 올바른 사용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신조어와 줄임말, 인터넷 용어 등이 일상적으로 사용되면서 표준어와 문법이 흔들리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이모지(이모티콘+문자)’와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같은 신조어가 있다. 이런 표현들은 짧고 간결해 빠른 소통을 가능하게 하지만 본래 의미를 왜곡하거나 어휘력을 제한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일상 대화뿐 아니라 공식 문서나 방송에서도 이런 신조어가 사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한국어의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신조어 사용이 늘면서 맞춤법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되다’와 ‘돼다’를 혼동하거나 ‘낫다’와 ‘낮다’를 잘못 사용하는 사례도 많다. 이런 오류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언어 감각이 무뎌지고 있다는 증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잘못된 표현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향도 커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한국어 사용을 장려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교육기관에서는 국어교육을 강화하고 미디어에서도 정확한 한국어 사용을 독려하며 우리 스스로도 올바른 표현을 사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어는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문화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언어 습관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한국어의 세계적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길이다. 언어는 문화의 핵심이며 우리가 한국어를 올바르게 사용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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