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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동풍이 서풍 압도" 자신감…기술자립으로 '차보즈' 푼다

[중국제조 2025 10년] <3> R&D 800조로 2단계 도약

美中 기술패권경쟁 갈수록 심화

R&D 예산 매년 두 자릿수 증가

성장둔화 우려에도 투자 늘릴듯

AI시대 이끌 첨단칩 개발에 집중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인 알리바바의 로고. AFP연합




중국이 경기 둔화 우려에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는 이유는 미국과의 패권 경쟁의 승패가 기술 주도권에 달려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은 2015년부터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양적인 면’의 제조업 강국을 넘어 ‘질적인 면’에서도 세계 선두에 오르기 위한 ‘중국제조 2025’ 계획을 내놓았다. 중국제조 2025 계획을 발표한 2015년 중국의 R&D 예산 규모는 1조 4170억 위안(약 279조 원)이었으나 이후 해마다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증가했다.

중국은 향후 30년간 총 3단계에 걸쳐 주요 산업에서 선진 경쟁력을 갖춘 세계 최대 기술 강국을 꿈꿨으나 패권 국가인 미국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태세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을 고사시키기 위해 첨단 분야 수출을 통제하고 동맹국까지 동원한 압박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이에 굴하지 않으며 외려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17일 열린 민간기업과의 좌담회에서도 “동풍이 서풍을 압도한다”면서 중국의 기술력이 서구를 능가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기업들을 독려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격화된 미국과의 기술 패권 전쟁은 중국이 기술 자립을 서두르게 만드는 자극제가 됐다는 평가다. ‘차보쯔’가 대표적이다. 차보쯔는 ‘목을 조르다’는 뜻의 중국어로 차보쯔 기술은 중국의 발전을 억누르고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로부터 들여온 기술을 통해 빠른 산업 발전을 이뤄냈지만 원천 기술이 부족해 늘 불안감에 시달려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차보쯔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중국은 2023년 7월 차보쯔 기술 리스트 35개를 발표하며 이미 2022년 말까지 21개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이 같은 기술 혁신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항목별 예산이 발표될 예정으로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는 R&D 예산 규모다. 해마다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와의 군사비 증강 경쟁이 관심을 모았으나 최근 딥시크발 쇼크로 각국의 기술 주도권 다툼이 커지면서 R&D 분야가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R&D 투자는 2023년 3조 3357억 위안과 2024년 3조 6130억 위안으로 각각 8.4%와 8.3%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R&D 투자를 키워왔다. 지난 2년 동안 증가율 추이만 보면 한풀 꺾였지만 규모는 2574억 위안, 2773억 위안으로 계속해서 늘어났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비중을 나타내는 R&D 집약도에서 전년 대비 0.10%포인트 오른 2.68%를 기록, 세계 주요 국가 중 12위를 차지했다. 유럽연합(EU) 국가의 평균 수준인 2.11%를 앞섰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인 2.73%에 거의 육박했다.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도 4조 위안에 육박하는 R&D 예산이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 과학계의 한 인사는 “미국과의 기술 패권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중국의 R&D 예산은 지난해 대비 증액 규모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한화 800조 원대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올해도 부동산 및 내수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경제성장률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R&D 분야의 예산 지출은 대폭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전인대 개회식에서 리창 총리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자립심과 힘을 강화하려고 더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컴퓨팅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접근을 막아서고 있지만 중국의 과학기술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확대로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올해 투자가 집중될 분야로는 AI 시대를 이끌 첨단 반도체가 손꼽힌다. 미국 오픈AI의 챗GPT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딥시크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아직까지 중국은 핵심 기술이 될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완벽한 기술 자립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로봇 분야에서는 산업용 로봇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밀 고급 로봇 기술은 일본·독일 등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독자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우주정거장 톈궁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민간항공기 C919 개발을 완료했으나 엔진과 항전 장비 등은 외국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체 백신을 만들어 공급할 정도로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혁신 신약 개발이나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성과가 미흡한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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