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24일 CJ온스타일이 2025년 봄&여름 시즌을 맞이해 업계 최초로 AI 기술을 활용한 패션 쇼케이스를 진행한다고 밝혔을 정도로 이미 다양한 AI 요소들이 그동안 인위적으로 제작됐던 내용물들을 대체하고 있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파리와 뉴욕을 배경으로 한 가상의 런웨이에서 AI 모델들이 패션쇼를 펼치는 모습을 고객이라면 누구나 제약없이 함께할 수 있다. 다양한 신상품들을 AI가 생성한 모델에 맞게 연출함으로써 기존보다 화려하며 몰입도 있는 무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패션 업계가 엄청난 비용을 들여 해외 장소와 모델을 섭외하지 않고도 AI의 힘을 빌려 퀄리티 높은 고객 경험 제공이 가능해진 시대로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패션 업계, 항상 변화의 선두에 서 있어
패션, 유통 전문 컨설턴트로 오랫동안 헤드헌팅을 진행해 온 써치펌 에임즈 인터내셔널 코리아 김지연 부사장은 이 같은 변화가 낯설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디자인 전공자로 필라코리아, 에프앤에프, 패션의 중심인 뉴욕에서 현업 디자이너이자 디렉터로써 유명 브랜드 런칭까지 담당하며 느낀 패션 업계는 항상 산업 변화의 선두에 있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김 부사장은 “패션 업계만큼 트렌드가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도 찾기 힘들다. 20년 전만 해도 매일 엄청난 인파가 몰렸던 동대문 쇼핑몰들이 지금은 모두 사라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패션 자체가 가진 본질적 의미는 언제나 동일하지만 이를 사업적으로 펼쳐 나가기 위한 방법들은 늘 시대 혁신에 따라 변화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접 의류를 수가공으로 제작해 입었던 과거 시대에서 대량 제작을 통해 상점에서 직접 구매하는 시대로 넘어왔으며 이후 PC가 보급되고 인터넷 쇼핑으로 소비 패턴이 크게 변화했고 이제는 모바일을 넘어 AI 기술에 맞춰진 AI 쇼핑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이러한 패션 산업의 소비 패턴 변화의 중심에는 IT 기술의 발전과 함께 물류 혁신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 패션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도 빠르게 변화
패션 기업에게 채용이란 단순한 경영 유지 목표가 아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된다. 빠른 시장 변화에 맞춰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지 못하면 아무리 잘나가는 기업이라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기 때문.
김 부사장 기억에 따르면 과거에는 업계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 한 명 영입을 위해 인사팀이 총 동원됐을 정도로 디자인 부서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신규 고객의 유입, 기존 고객의 구매 패턴 분석, 마케팅 도구 활용 등과 같은 직무가 중요해졌다고 한다. 클라이언트들이 오픈하는 채용 포지션만 봐도 퍼포먼스마케터, CRM 담당, 데이터분석가 등 과거 존재하지 않았던 포지션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학벌이나 전공 등을 위주로 보던 유명 기업들의 채용 패턴도 이제는 각 직무에 대한 역량 위주로 많이 변화했다. 처음에는 작은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했던 패션 스타트업들이 파격적인 대우로 인재들을 영입하며 성장했고 이제 매출 또한 대기업을 능가하며 시장의 주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지금 패션 업계는 절대적 강자도 약자도 없다. 당장 어떤 브랜드가 올해 인기몰이를 할 지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며 오로지 매출만으로 모든 결과가 나온다”며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디자인, 마케팅, 물류 등 모든 분야에서 탑티어 역량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려는 채용 전쟁이 지금 이 순간도 일어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향후 패션 기업들이 선호할 인재상에 대해 “빠르게 AI 시대에 접어들며 점점 각 포지션에 AI 사용 역량을 가진 후보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에서도 실무적으로 AI 기술을 펼칠 수 있는 인재들을 우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패션 업계 입사를 목표로 한다면 AI 역량을 꾸준히 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