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타국에서 갱단에게 전 재산을 빼앗긴 채 실의에 빠져있던 노부부가 수원시의 도움으로 새출발을 위한 기운을 차렸다.
26일 수원시에 따르면 2020년부터 멕시코 시날로아주에서 채광 사업을 하던 조모(70)씨는 지난해 12월 현지 갱단에게 모든 재산을 빼앗겼다. 시날로아주는 시날로아 카르텔 등 잔혹한 범죄를 일삼는 갱단의 주무대로 악명이 높다.
목숨을 건진것만 해도 다행이지만 수중에 남은 돈은 고작 15만 원.
조씨는 주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대사관은 조씨의 신변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외교부와 협의한 후 긴급지원비(귀국 항공료, 임시 숙박료)를 지원했다.
아내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조씨는 지인이 있는 수원을 찾았다. 주멕시코 대사관에서 지원해 준 숙박비 1500달러(215만 원)로 수원의 한 호텔에서 생활했다. 몇 년 만에 귀국해 마땅한 직업도 없이 지내다 보니 앞날이 막막했다.
조씨는 근심걱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와중에 “수원시청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공무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3일 새빛민원실을 찾았다.
조씨 부부와 상담한 허순옥·구원서 베테랑팀장은 먼저 가장 시급한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주거시설을 알아봤다. 권선1동행정복지센터와 수원도시재단 주거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아 부부는 2월 6일 장안구 송죽동에 있는 임시주거시설에 입주할 수 있었다.
전입 신고 후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신청을 도왔고, 생필품과 부식을 지원했다. 또한 긴급지원 생계지원과 심리상담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사례 대상자로 선정했고, 냉장고 등 생활가전제품을 지원했다.
사업장을 빼앗길 당시 큰 충격을 받은 아내 임모씨는 수원시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계해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의 공공의료사업·틀니지원사업도 연계해 부부가 충격을 딛고, 건강을 추스르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조씨 부부는 현재 주거 여건이 더 나은 서둔동 임시주거시설로 주거지를 옮겼다.
조씨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그동안 일군 재산, 사업장을 모두 잃고 희망이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을 찾았는데, 베테랑팀장님들이 신속하게 도움을 주셔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순옥·구원서 수원시 베테랑팀장은 “조씨 부부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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