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당첨 사실을 알리자 전처로부터 성폭행 고소를 당했다는 3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지난 2014년 결혼해 두 자녀를 두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잦은 다툼을 겪었다.
이후 2020년 전처가 한부모 가정 혜택을 받기 위한 위장이혼을 제안했고 A씨가 응하면서 이혼했다. 이혼 후에도 두 사람은 약 3개월 동안 같은 아파트에 거주했다.
어느 날 갑자기 전처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긴 뒤 “알아서 데리러 가라. 난 책임 못 지겠다"고 떠나면서 동거 생활은 끝을 맺었다. A씨는 경제적·심리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홀로 아이들을 키우던 중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A씨가 로또 1등에 당첨된 것이다. 당첨금은 세전 24억 원, 세후 약 16억 원이었다.
이에 A씨는 전처에게도 이혼 위자료 명목으로 3500만 원을 건넸다. A씨는 “(전처가) 거지처럼 살고 있으니까,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옛정 생각해서 줬다”고 했다.
전처는 처음에는 고마워했지만 돈의 출처에 대해 계속해서 물었다. A씨는 투자를 통해 돈을 벌었다고 둘러댔지만 계속된 추궁에 로또 1등 당첨 사실을 밝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전처는 “1억원을 더 달라”, “내가 살 집을 마련해 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처는 A씨의 부친에게까지 연락해 아이들 1명당 양육비를 1억 원씩 달라며 2억 원을 요구했다.
A씨는 이를 거절하자 전처는 돌변해 민사·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협박했다. 실제로 위자료 청구 소송과 면접 교섭 심판 청구를 했고, A씨를 주거 침입 강간 등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전처는 이혼 접수하자마자 별거했고 제가 주거 침입해 성폭행했다고 법원에 주장했는데, 집에 홈캠이 있어 보니 같이 살았던 게 다 담겨 있었다”며 “성관계도 역시 합의 하에 이뤄졌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전처와의 생활 모습이 담긴 홈캠을 증거로 제출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처가 이혼 당시 여성긴급전화 상담을 받았고, 피고를 예전에도 고소했었는데 당시 성폭행 관련 언급은 없었다”며 “피고가 로또 1등이 된 이후에야 성폭행 고소를 했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판시했다.
검찰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A씨는 “당첨금도 다른 가족들이 가져갔고 투자도 실패했다. 그래서 남아 있는 게 없다"며 "복권 당첨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아야 했는데 상당히 후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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