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숨진 이가 2011년 이후 13년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배우의 자살에 따른 영향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고립이 해소되지 않은 채 이어진 가운데 경제사회적 갖가지 요소가 복합적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정부와 사회 전체 차원에서 자살을 줄이기 위해 행해왔던 노력들이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26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 따르면 작년 1~12월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자(잠정치)는 1만4439명이다. 전년대비 3.3% 늘어난 것으로 1만5906명을 기록한 2011년 이후 가장 많다. 하루 평균 39.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꼴이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자 수를 말하는 자살률은 28.3명으로 추정됐다. 28.5명을 기록했던 2013년 이후 11년만에 가장 높다. 이번에 공개된 수치는 통계청이 사망신고 자료와 경찰청 변사 자료를 활용해 집계한 잠정치이며 9월 ‘2024년 사망원인통계’를 통해 확정치가 나온다.
우리나라 자살 건수는 2009~2011년 3년 연속으로 1만5000명대를 기록했다.. 이후 2012, 2013년 1만4000대로 떨어진 이후 1만2000~1만3000명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1만4000명대로 올라간 것이다. 한 가운데 10만명당 자살률도 2009~2011년 30명대를 웃돌다가 2017년 24.3명, 2022년 25.2명으로 비교적 낮은 수치를 보였지만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다시 올랐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 통계를 세부적으로 보면 남성이 전년대비 6.1% 늘어난 1만341명, 여성은 3.1% 줄어든 4098명으로 남성이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1.0%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40대(19.0%), 60대(16.5%), 30대(13.4%) 순이었다.
전년대비 증가율은 30대가 11.6%로 가장 높았다. 또한 40대, 50대가 각각 9.0%, 8.4% 증가하는 등 청장년층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20대(-5.4%)와 70대(-6.0%), 80대 이상(-9.0%)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특히 30대(15.7%), 40대(13.8%), 50대(11.9%) 남성 자살 건수의 증가율이 높았다.
월별로는 지난해 1월 자살 사망자가 전년 대비 32.9%나 늘어난 1338명으로 연초에 증가세가 눈에 띈다. 특히 30~50대 남성은 1분기 자살 사망자 수가 다른 분기보다 눈에 띄게 많았다.
재작년 말 유명 배우의 자살에 따른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고립과 불안이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난 데다 사회적 불평등 심화, 고령 인구 증가, 경기 불황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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