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곧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월 4일로 예정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와 관련해서는 갑자기 부과 시점을 4월 2일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자 백악관 관계자는 "멕시코, 캐나다 관세 유예 마감일이 3월 4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바로잡았습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를 바쁘게 전하던 주요 외신들은 “EU에 대한 25% 관세가 기존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한 최소 25% 관세와 별개인 것인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은 정확히 언제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대한 혼란을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 질의응답 과정에서 '의식의 흐름'대로 관세에 대한 입장을 말하면서 세계 무역 시장의 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EU에 곧 25% 관세”…車·칩 관세와 별개? 포함?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집권 2기 첫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EU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했고 곧 발표할 것이다. 관세율은 25%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EU의 모든 수출품에 영향을 미칠지, 아니면 특정 부문에만 영향을 미칠지 모든 옵션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한 바 있죠. 이날 발언이 자동차 등에 대한 25% 관세와 별개인 것인지, 아니면 포함되는 것인지는 불분명합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대한 혼란을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U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EU 집행위원회 올로프 질 대변인은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에 대한 부당한 장벽에 대해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U는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보복 관세를 매길 미국 상품 목록을 준비했고 미국의 초기 공격 시나리오에 따라 다양한 가능성을 추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멕·加 관세 4월 2일 시행” 백악관 “3월 4일 부과 유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3월 4일 25% 관세를 부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관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멕시코와 캐나다 관세가 4월 2일에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나라에 추가 시간을 줬다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 미국 상무부 등이 준비하고 있는 상호관세와 혼동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습니다. 트럼프가 갑작스럽게 4월 2일을 말하면서 멕시코와 캐나다 화폐 가치는 급등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의존하는 무역 구조를 고려할 때 결코 25%의 보편관세를 매기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결국 협상용일 뿐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또 관세 시점을 유예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회의론도 커지게 됐습니다.
이날 백악관 관계자는 "관세 마감일은 3월 4일로 유지되고 있고 아직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연장을 허가할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바로잡았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 장관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불법이민자와 펜타닐의 흐름을 성공적으로 막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잠시 멈추라는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만족시키기힘들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과 러트닉 장관이 무역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일정에 대해 엇갈리고 때로는 모순되는 의견을 밝혔다"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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