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모 인사와의 통화에서 “나는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을 걸었다”고 말하는 육성 녹음이 공개됐다.
25일 주진우 시사인 편집위원은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 여사의 음성이라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김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은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이야 말로 우리나라를 망치는 애들”이라며 “자기들 말 듣게끔 하고 뒤로 다 기업들하고 거래하고, 얼마나 못된 놈들인 줄 아느냐”라고 말한다. 이어 “중앙일보는 삼성하고 거래 안 하지, 삼성이 중앙일보를 싫어하니까. 그거 하나뿐이지”라며 “아주 난 조선일보 폐간하는 데 목숨 걸었어”라고 말했다.
주 편집위원은 김 여사가 조선일보를 비난한 배경에는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조선일보 기자가 명씨로부터 윤 대통령 부부의 음성파일이 담긴 USB를 건네받았다고 주장했다. USB를 받은 조선일보 기자는 윤 대통령 측에 파일을 전달하지 않은 채 구두로만 파일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이를 두고 김 여사가 제3자와의 통화에서 조선일보를 비난했다는 것이다.
주 편집위원은 "(명씨가) 구속되기 직전에 한 기자를 만나서 USB를 준다. 그 기자에게 USB를 준 이유는 그 사람이 윤석열과 아주 친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쪽에) 그걸 전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명씨가 기자에게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사가 보도는 안 하고, 용산에 보고를 한다는 사실을 안 윤석열 김건희가 진노했다, 그래서 판이 깨진 것이다"라며 "(윤 대통령 부부가)'니네들이 감히, 폐간 시켜버릴 거야' 여기까지 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간의 통화 녹음 파일이 담긴 USB를 입수했으나 이를 제공한 명씨는 자신의 동의 없이 보도하면 안 된다고 했다”면서 “수 차례 ‘보도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명씨 측은 거부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지 기자는 USB는 물론 어떤 형태로든 명씨 관련 자료를 대통령실에 전달한 적이 없다.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로, 조선일보는 주진우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명씨가 조선일보 기자에게 전달한 USB 속에 든 것은
주 편집위원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도 출연해 김 여사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그는 김 여사가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 걸었다”고 말한 시점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이자 윤 대통령 탄핵 이후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가 전날 내놓은 입장문에 대해선 “입장문이 첫 문장부터 많은 오류가 있다”며 “확인을 하고 대응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 편집위원은 ‘명태균 측에서 조선일보 기자에게 USB를 통째로 넘겨줬다는 것’이 맞다면서 “그거는 조선일보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명씨는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해 달라며 조선일보 기자에게 USB를 줬고, 조선일보 기자도 '메신저 역할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USB에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음성, 공천 개입 의혹을 입증할 문자 등이 포함돼 있었다"며 "조선일보가 왜 이 특종을 보도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