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대한축구협회 회장 4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이를 예견한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 이천수의 발언이 화제가 됐다.
제55대 축구협회 회장 선거 하루 전인 지난 25일 이천수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는 ‘이천수가 예언하는 축구협회장 선거’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이천수는 “스포츠를 사랑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더 큰 판인 대한체육회 회장이 바뀌었기 때문에 ‘축구협회도 바뀌는 것 아니야?’라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때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3선을 노리던 이기흥 회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이천수는 이후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정 회장 지지 선언을 한 것을 언급했다. 지도자협회는 작년 9월 정 회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으나, 4개월 뒤인 올해 1월에는 정 회장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으로 바꿨다. 이에 대해 그는 “지도자협회가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기존이 낫다’고 하는 건 이 선거는 게임이 안 된다는 것”이라며 “허정무, 신문선 후보를 지지해도 정 회장이 이기는 선거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는 판에는 베팅 안 하겠다. 이기는 판에 베팅해서 우리에게 이익을 만들겠다는 얘기”라고 풀이했다.
또 축구인들이 이번 선거에서 누군가를 지지한다고 나서기 어렵다고 했다. 이천수는 “나서면 타격이 생긴다”며 “정 회장을 지지하면 팬들에게 욕을 엄청 먹는다. 허정무 후보를 지지하면 정 회장이 기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 회장이 신선한 사람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축구협회 회장이 바뀔 거라는 착각은 안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183표)의 절반을 훌쩍 넘긴 156표를 획득, 결선 투표 없이 경쟁 후보였던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와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따돌렸다.
그러나 정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구협회 관할 정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7월 축구협회 관련 각종 논란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그 해 11월 5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협회는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정 회장은 후보자 자격을 유지하고 이번 선거를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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