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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이재명 ‘민주당 중도보수 발언’에 “정확한 진단”

양경수 위원장 기자간담회…“정치 지형 보수화”

탄핵 반대 측과 갈등 우려에 “물리적 충돌 없다”

“민주주의, 스스럼없이 자신의 주장할 수 있어야”

양경수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5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경수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란 발언에 대해 “정확한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정당 지형 상 민주당은 진보 정당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조기 대선 국면이 열리더라도 민주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다.

양 위원장은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건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민주당은 스스로 진보정당이라고 했지만, 정책과 강령을 보면 중도보수적 역할과 스탠스(태도)를 가졌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 대표의 발언 전부터 민주당을 진보정당이라고 평가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진보당, 시민단체들과 다양한 정치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역대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지지한 전례가 없다. 이는 우리 정당 전체로 보면 민주당이 진보로 보기 어려운 중간 지대에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양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서 정당 지형은 보수쪽으로 많이 치우쳤다”며 “민주노총은 진보정치 영역을 어떻게 구축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노총은 민주당과 같은 방향의 정책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짚힌다. 민주노총은 올해 핵심 정책 과제 중 하나로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을 꼽았다. 민주당은 11일 노란봉투법 제정을 당론으로 정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넓혀 교섭권을 강화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한하는 게 골자다. 양 위원장은 이 대표가 반도체 특별법 내 주 52시간제 유예에 관해 입장이 바뀌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노동계의 반응(반대)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대권 주자로서 보이는 행보에 (민주노총이) 빨려 들어가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올해도 핵심 목표를 정권 퇴진으로 정했다. 내달 15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이 이뤄질 경우 새 정부에 대한 정책 요구에 매진한다. 우려는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과 민주노총이 충돌할 가능성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법원 난입 사태까지 일어난 상황이다.

양 위원장은 충돌 우려에 대해 “탄핵 찬반 측과 충돌하지 않고 ‘광장’을 사이로 규모있는 투쟁을 하고 있다”며 “균형감없는 공권력 집행이 갈등의 고조를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도로 차단 규모, 행진 제지, 집회 시설물 설치 등 여러 면에서 민주노총 집회 보다 탄핵 찬성 집회를 더 느슨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양 위원장은 탄핵 반대 측 보다 민주노총을 차별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 공권력에 대한 아쉬움을 여러 번 드러냈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탄핵 반대 측과 물리적으로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스스럼없이 서로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다, 1987년 투쟁을 통해 얻은 집회의 자유는 모두 누릴 권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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