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자금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설사 소유의 자산 매각과 비주력 사업 정리는 물론 ‘알짜 사업’까지 포기하며 곳간 채우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부지에 대한 자산 유동화에 나선다. 지난 1980년부터 사용한 본사 부지와 관련 매각을 포함해 자체 개발,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은 이를 위해 외국계 컨설팅 업체를 선정해 관련 용역을 맡길 계획이다. 해당 부지의 매각가는 5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또 전국의 자재 창고 부지와 임대주택 리츠 지분 등도 매각해 현금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 롯데건설이 이 같은 자산을 모두 유동화하면 1조 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DL그룹은 비주력 사업인 호텔 3곳을 매물로 내놓았다. 서울 여의도, 강남과 제주도에 위치한 글래드호텔 3곳과 관련 싱가포르 투자청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매각 대금을 65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한다. DL그룹은 이에 앞서 지난해 말 본사 사옥 건물인 ‘디타워 돈의문’을 NH농협리츠운용에 8953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폐플라스틱 자회사인 DY인더스와 DY폴리머를 13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을 243억 원에 취득했지만 100억 원의 손실을 감수하며 자산 유동화에 나선 것이다.
GS건설 역시 스페인 수처리 회사 GS이니마의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GS이니마는 GS건설이 지난 2012년 인수한 자회사로 수익성이 높은 회사로 평가받는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GS이미나의 경영권을 매각하게 되면 1조 5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수익성 악화가 심각해진 데다 건설경기 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만큼 최대한 자금을 확보해 버텨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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