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서울 편입에 속도를 내는 구리시로 이전하기로 한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이전 절차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파주시가 GH 유치에 나선다. 파주시는 현재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만큼 GH가 공동 사업자로 참여할 경우 양 기관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도 GH 파주시 이전에 힘을 보탠다는 입장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28일 서울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GH 구리시 이전이 백지화 될 경우 개발 여건이 마련돼 있고, 성장 잠재력이 큰 파주시로 오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파주시는 현재 △경제자유구역 △평화경제특구 △메디컬클러스터 △운정테크노밸리 등 크게 4가지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메디컬클러스터의 경우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로 시공사가 선정돼 탄력을 받고 있고,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도 긍정적인 기류다.
특히 북한 개성공단과 교류를 해왔던 만큼 평화경제특구 지정에도 가장 적합한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이 개통하면서 서울과의 접근성도 크게 향상된 데다 운정테크노밸리의 경우 GH와 공동 개발도 논의 중이다.
김 시장은 “최근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GH 남양주 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남양주시는 이미 개발계획에 따라 100만 대도시를 향해 가고 있고, 개발 여지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파주시는 대형 프로젝트에 포함되는 공동주택과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 GH가 공동으로 참여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뿐더러 양 기관이 윈윈할 수 있는 경기도 내 유일한 도시”라고 피력했다.
이어 “GTX A가 개통했지만 파주시는 여전히 철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파주시로 GH가 이전해 이런 부분도 함께 논의하고 대응해 나갈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도 GH 파주시 이전에 적극 동참한다는 분위기다.
이승철 운정신도시연합회 회장은 “운정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에 GH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파주시와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사업들이 많다”며 “파주시와 함께 GH 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가 도내 균형발전을 목표로 공공기관 15곳 중 GH 구리시 이전을 추진해 왔다. 구리시 토평동 9600㎡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9층, 전체 건축면적 3만㎡ 규모로 GH 본사 건물을 신축하는 계획이다.
우선 내년까지 경영진과 주요부서 등 100여 명이 옮기고 오는 2031년까지 전체가 이전한다는 구상이었다. 예정대로 이전이 진행될 경우 연간 80억 원의 지방소득세 증대 효과와 함께 655명의 직원, 연간 1만 5000명 방문객 유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하지만 지난 달 열린 구리-서울통합추진위원회 발대식에서 백경현 구리시장이 "제 임기 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구리시가 서울로 편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 경기도가 이전 절차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도는 구리시가 서울 편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 백지화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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