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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비핵화 압박에…北 전략순항미사일 도발

한미 연합연습 겨냥해 무력 시위

김정은 참관…"공격력이 방위력"

북미대화 염두 몸값 올리기 포석

북한이 지난 26일 서해 해상에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이 날아가는 장면을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6일 서해 해상에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이 날아가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서해 해상에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을 지켜보는 장면을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한 달여 사이 두 차례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도발로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했다.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둔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3월 실시 예정인 한미 연합 연습 ‘2025 자유의방패(FS·프리덤실드)’에 대한 반발 차원의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서해 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밝혔다.

발사된 미사일은 각각 7961초와 7973초 동안 1587㎞ 타원형 궤도를 따라 비행한 후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미사일은 수면 가까이 낮게 비행하며 낮은 언덕 위 저층 건물을 타격해 폭파했다. 외형상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화살-1형’ 전략순항미사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훈련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핵 억제력의 구성 부분들의 신뢰성과 운용성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그 위력을 과시하는 것 자체가 전쟁 억제력의 책임적인 행사”라고 자평했다. 이어 “강력한 공격력으로 담보되는 것이 가장 완성된 억제력이고 방위력”이라며 “핵무력의 보다 철저한 임전 태세를 갖추고 그 사용에 만반으로 준비됨으로써 믿음직한 핵 방패로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영구적으로 수호해 나가는 것은 공화국 핵무력 앞에 부여된 책임적인 사명과 본분”이라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발사 훈련이 3월 실시될 한미 연합 연습 프리덤실드를 앞두고 무력시위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26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인지해 대비하고 있었다”며 “오전 8시께 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한 것을 추적 감시했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1월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은 같은 달 25일 해상(수중) 대지상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에 이어 두 번째다. 잇따른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도발은 한반도의 군사·안보 불안감을 조장해 협상에서 몸값을 올리기 위한 ‘기싸움’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양국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한의 핵무장 해제를 더욱 강조하는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기로 합의하는 등 공조 체계 강화 움직임에 대한 불만 표출과 한국을 빼고 미국과 직접 대화에 나서려는 북한의 계산된 도발로 풀이된다.

상대방이 대화 신호를 보내면 오히려 더 강경하게 맞서며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북한 특유의 양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을 쏘지는 않고 있어 무력시위를 하면서도 상황을 관리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탄도미사일 발사 시 유엔 안보리 소집 등 중러에 부담되는 절차가 개시되는 상황을 감안하고 미국·러시아 간 종전 협상 개시 등 러시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우선 순항미사일로 자신들의 입장을 시현하려는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 등 미국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을 살피면서 도발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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