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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인도, '트럼프 관세폭탄' 동병상련…"연내 FTA 협상 마무리"

"양측 역풍 직면…세계에서 가장 큰 협정"

2007년부터 협상…이견 차 좁힐지 관심

트럼프 "EU는 美 뜯어먹고 인도는 악당"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가 28일 인도 뉴델리에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율 관세를 부과받을 위험에 처한 유럽연합(EU)과 인도가 올해 안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마무리해 그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인도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면서 성명을 발표하고 연내 FTA 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 역시 “우리 팀들에게 올해 말까지 상호 이익이 되는 양자 간 FTA를 체결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와 인도는 지정학적·지경학적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리는 국가들이 천연자원, 신기술, 경제·군사적 강압 등 자국의 강점을 어떻게 무기로 사용하는지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EU와 인도의 FTA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협정이 될 것”이라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시기와 결단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는 인도의 최대 상품 무역 상대로 꼽힌다. EU에 따르면 양측 간 무역 규모는 최근 10년 동안 90%가량 늘어 연 1375억 달러(약 201조 원)에 달한다. 이는 인도 전체 교역의 12%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양측은 2007년부터 FTA 협상을 벌이다가 관세 인하, 특허권 보호 이슈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2013년 이를 중단한 바 있다. 현재 EU는 인도에 자동차, 위스키, 와인에 대한 관세를 대폭 낮추도록 요구하고 있고 인도는 EU에 저렴한 의약품과 화학 물질을 더 많이 수출하길 원하고 있다. 또 인도는 또 섬유, 의류, 가죽 제품 수출에 대한 관세 인하를 요구하면서 EU가 내년부터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 고탄소 제품에 20∼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에는 반대하고 있다.

EU와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에 고율 관세를 예고받은 대표적인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첫 각료회의에서 EU를 거론하며 “미국이 가진 것을 뜯어 먹으려고(screw) 만들어진 조직”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자동차 등 유럽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키어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도 영국에 대해서만 “관세 없는 무역협정을 맺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EU와 분리하려고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인도를 가리켜서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무역에 있어 매우 큰 악당”이라며 현 3%대 관세율을 인도가 미국산 제품에 대해 받는 15~2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모디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면전에서 “인도는 많은 상품에 대해 30~70% 관세를 부과하고 어떤 경우에는 그보다 더 높다”고 타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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