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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틀어막겠다지만…“中, 우회 경로로 엔비디아 칩 자국서 유통”

“말레이, 베트남 등 우회로 통해 몇주 내 배송 가능”

연합뉴스




중국이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를 우회해 엔비디아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수입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 간 첨단 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기술 규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판매업자들이 인접국에 있는 제3의 기업을 통해 배송하는 방식으로 엔비디아 블랙웰이 들어간 서버를 팔고 있다. 일부 판매자는 6주 내 배송이 가능하다고 홍보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선전의 판매상인 제임스 루오는 1월 상하이의 한 고객에게 블랙웰 서버 12대 이상을 주문 받았다고 WSJ에 전했다. 이 고객은 에스크로 계좌에 약 3000만 달러를 송금했고 루오는 올 3월 중순까지 서버를 배송할 계획이다. 중국 판매상들은 중국 외부에 법인을 등록해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등 회사에서 엔비디아 서버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동남아 지역에 있는 데이터센터 운영자나 엔비디아 공인 고객들이 자체 사용을 위해 엔비디아 서버를 구매하고 그중 일부를 중국에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중국으로 흘러 들어간 엔비디아 제품은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모습이다. AI 프로세서 8개를 탑재한 블랙웰 서버의 중국 내 판매가는 60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H200 칩 8개가 들어간 서버의 중국 내 판매가는 25만 달러로 세계 시장 가격보다 약간 높다. 그럼에도 판매상들은 10여 개는 즉시 배송 가능하고 100개 이상도 한 달 안에 배송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글로벌 기술 산업 패권 유지를 위해 대중국 기술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 행정부가 첨단 기술의 유입을 틀어막겠다는 조치지만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다. WSJ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엔비디아 첨단 AI 칩이 계속 거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라면서 “미국 첨단 기술의 중국 유입을 막는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직면하게 될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엔비디아 최신 칩을 유입되더라도 세계 시스템을 구축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AI 경영진은 중국 판매상들이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수십만 개의 칩을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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