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발생한 화재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초등학생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다른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3일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인천 빌라 화재로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초등학생 A(12)양이 이날 오전 11시5분께 사망했다.
A양의 유족은 심장, 신장 등 장기 4개를 기증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A양의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A양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43분 서구 심곡동의 빌라 4층 주거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얼굴 부위에 2도 화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 당시 방학 중이었던 A양은 집에 혼자 있다가 피해를 봤다. A양의 어머니는 일터인 식당에 출근했고,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간 상태였다.
앞서 A양은 전기·가스비 체납 등으로 인해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의 ‘e아동행복지원사업’에 따른 위기아동 관리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당시 A양의 부모가 맞벌이를 하면서 소득 기준을 초과해 복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여 먹은 흔적이 발견됐다. 텔레비전 뒤쪽에서 전기적 특이점도 확인됐다. 화재 당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력 71명과 펌프차량 등 장비 19대를 동원해 51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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