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에 장기간 머물렀던 사람들도 4일부터 헌혈을 제한 없이 할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대한적십자사는 이날 헌혈기록카드 고시를 개정해 일정 기간 이상 유럽 국가에 체류한 이들의 헌혈을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유럽은 과거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이 발생했던 지역으로, 그간 국내에서는 vCJD 전파 위험을 우려해 헌혈을 막아 막았다. vCJD는 오염된 사료를 먹고 광우병에 감염된 소의 골이나 뇌를 섭취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 233건 발생했다.
이번에 개정된 고시에 따르면 헌혈을 제한하는 위험국 범위를 유럽 전체에서 영국·프랑스·아일랜드로 좁혔다. 헌혈 제한자는 1980~1996년 사이 3개월 이상 영국 거주·방문·여행자, 1980~2001년 사이 5년 이상 프랑스·아일랜드 체류자, 1980년 이후 영국·프랑스·아일랜드에서 수혈 받은 자들이다. 종전에는 1980~1996년 1개월 이상 혹은 1997년~현재까지 3개월 이상 영국에 머문 사람과 1980년 이후 현재까지 5년 이상 유럽 국가에 체류한 사람은 헌혈을 할 수가 없었다. 정통령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현재까지 영국 등 유럽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헌혈을 금지하던 기준은 과도했기에 개선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와 유사하게 헌혈 제한 규정을 뒀던 주요국도 최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규정을 삭제하는 등 완화하는 추세다. 미국은 vCJD 관련 헌혈 제한 규정을 2022년에 전면 폐지했고 호주(2022년)와 캐나다(2023년), 뉴질랜드·홍콩·싱가포르(이상 2024년)도 잇따라 관련 규정을 삭제하는 등 완화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번 vCJD 헌혈 금지 기준 해제로 약 1만6000 명 이상의 국민들이 헌혈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적십자사는 헌혈 가능 인구가 확대된 만큼 안정적인 혈액 수급을 위해 지속적인 헌혈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규정 완화에 따라 헌혈에 참여한 헌혈자에게는 8월말까지 기념품을 추가로 증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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