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매년 유리창이나 투명방음벽에 충돌해 죽거나 다치는 800만 마리의 야생조류를 구제하기 위해 나섰다. 구조물을 설치해 야생조류를 보호하고, 건물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오는 18일까지 야생조류가 건축물‧투명방음벽 등 인공구조물에 충돌하여 다치거나 죽는 피해를 막기 위해, ‘야생동물 충돌 방지사업’에 참여할 대상자를 공개모집한다고 4일 밝혔다.
국립생태원은 건축물 유리창이나 투명방음벽에 충돌해 폐사·부상당하는 조류 피해가 매년 800만 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건물 유리창에 의한 폐사가 765만 마리, 투명 방음벽에 의한 조류 피해는 23만 마리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조류는 대부분 눈이 머리 측면에 위치하는 탓에 전방 거리 감각이 떨어져 앞쪽의 구조물 인식이 어렵다. 유리와 같이 투명하거나 빛이 전부 반사되는 자재 너머로 보이는 하늘, 나무 등을 실제 자연환경으로 인식해 충돌 위험이 높다. 게다가 조류는 평균 36~72㎞/h의 빠른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충돌 시 충격으로 큰 부상을 입는다.
서울시는 투명하거나 빛을 전부 반사하는 자재로 지어진 구조물을 설치할 때 일정 크기 이상의 무늬를 넣어 조류 충돌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환경부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저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부분의 조류는 무늬 패턴의 높이가 5㎝, 폭이 10㎝ 미만이면 피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건축물 설계 시 불투명한 소재나 무늬·불투명도·색깔 등을 활용해 조류가 통과할 수 없는 공간으로 인지하도록 설계하도록 했다. 또 기존에 설치된 인공구조물에는 테이프·스티커, 필름, 실크스크린 등을 활용해 무늬를 넣거나, 로프·그물 등 설치물 활용을 권고했다.
서울시는 야생조류 충돌 피해 발생 정도 및 시공 계획 등 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 등을 고려하여 최종 5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곳에는 최대 1000만 원 이내의 ‘5㎝×10㎝’ 간격점이 찍혀있는 충돌 방지 테이프를 지원한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야생조류 충돌 방지사업을 통해 서울에서 인공구조물로 인한 야생조류의 충돌을 감소시키고 시민의 조류 충돌 방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일 계획"이라며 “서울이 사람과 야생생물이 공존할 수 있는 생물 다양성이 강화된 정원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서울특별시 야생조류 충돌 방지 조례’를 별도 제정하고 야생조류와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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