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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행복이란 잠재력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것[라이프점프×화담,하다]

인생 선배들이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2>

■이강란 창신INC 최고인사책임자


※ 라이프점프는 퇴직전략 전문기업 ‘화담,화다’와 함께 국내외 주요 기업 임원 출신이자 ‘완생, 좋은 삶을 위한 성공의 기술’의 저자 6명이 각자의 인생에서 찾은 성공의 기술을 전합니다. ‘인생 선배들이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길라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책이 좋아서 책을 많이 산다. 책을 산다는 행위만으로 이미 책의 반은 읽은 거라는 후배의 독려에 힘입어 계속 사고 있다. 언젠가 서점을 하고 싶은 꿈을 이룰 수도 있겠다 싶다. 사람이 만든 책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 사람 중의 하나가 나일 것이다.

딸은 아직도 뭔가를 항상 배우려 하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제 배워서 뭐 하려고, 어디에 써먹으려고, 더 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데”라는 물음표 가득한 눈동자와 의심, 약간은 한심한 눈초리를 견뎌내면서 묵묵히 책을 사고 유튜브를 듣고 강의를 찾아다닌다.

굳이 말하자면 삶의 우상향 곡선을 그리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어느 순간 우하향 곡선이라도 된다고 느껴지면 금방 다그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돌아보면 삶의 많은 시간을 그런 생각으로 채웠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안한 마음도 많고 또 그래서 다행인가 하는 고마움도 있다.

인디언의 언어에는 ‘말더듬’이라는 단어가 없다고 한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아, 영혼이 육체를 따라올 때까지 기다려서 그런가” 하고 아는 척할 뻔했다. 알고 보니 인디언의 언어에는 그냥 그런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드는 생각, ‘어쩌면 우리의 언어가 우리의 생각을, 우리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는 건 아닐까’

‘성공’이라는 단어가 우리 삶에서 우리를 옭아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 성공의 반대말로 인식되는 ‘실패’라는 단어도 우리 삶에서 송두리째 뽑아버릴 수는 없을까. 적어도 우리 젊은이들의 국어사전에서만이라도 이 단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실패는 실을 감을 때나 쓰고, 포기는 배추 셀 때나 쓰는 거야’라는 말에 격하게 동의한다.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라면 그 과정의 모든 것이 내 삶을 채우는 조각들이며 삶의 모든 경험을 선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성공이 마치 거친 산의 오르막 정상의 순간이라면 내리막이 없을 수 없다. 반면 성장은 느리나 지속적이고 유연하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다. 마치 정원의 나무처럼 계절이 바뀌어도 조금씩 자라나는 것. 때론 더디게, 때론 급격하게, 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여정 그 자체이고 순환의 역사이다. 그 순환의 역사를 좀 더 의미 있고 건설적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그것을 최고로 만들려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좀 더 우상향 성장이 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본능이나 재능과는 전혀 관계없는 곳에 끝없이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거나, 반대로 타고난 재능이 있는 분야는 방치해버리고는 한다. 마치 사막에 물을 붓거나, 기름진 땅을 그대로 놔두는 것처럼 말이다. 진짜 멋진 성장은 우리의 본능(nature)과 투자(nurture)가 만날 때 일어난다는 것.

요즘 MZ세대의 삶의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한때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유행이었고 ‘YOLO(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 번뿐)’로 흐르다 지금은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는 ‘YONO(You Only Need One·하나만 있으면 된다)’라고 한다. 진정으로 소중한 것을 찾아간다는 이 노력에 공감하면서 여기에 마법 같은 성장의 소스로 ‘고생’이라는 것을 조금 더하면 어떨까.

고생은 그저 험한 일을 견디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것. 때론 고독하고, 때론 치열한 전투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그게 내가 들고 싶은 깃발을 향해 가는 길이라면 충분히 가치 있다. 설사 그 깃발이 바람에 찢어질지라도 그건 모두 내 이야기의 한 페이지가 되는 거니까. 산을 타는 척할 수 없듯이 삶도 사는 척할 수 없다. 살아내야 하는 주체가 바로 내 자신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오래된 것을 버리지 못해서 성장이 멈춘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진짜 문제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장 앞에 선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새로운 생각을 품으며, 조금씩 자라난다. 딸의 의심 어린 눈빛을 뒤로하고 언젠가는 그 아이도 자신의 성장 일기로 고민할 것을 기대하며.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고, 진정한 행복이 결과보다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고대 그리스어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행복)’의 뜻을 풀어보면 ‘진정한 번영과 행복은 단순히 목표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삶은 어쩌면 그리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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