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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km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수집한 인생의 문장들...홍아미 '까미노의 말' 북펀딩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무려 1000년의 역사를 지닌 가톨릭의 유산이다. 9세기 경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성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되면서 이 무덤을 참배하기 위해 전 유럽에서 순례자들의 기나긴 행렬이 이어진 것이 그 유래다. 당연히 영국, 포르투갈, 프랑스 등 유럽 내 여러 국가에서 스페인 산티아고를 향해 길이 이어지지만 가장 유명한 길은 역시 프랑스 국경 도시 생장에서부터 이어지는 프랑스길(Camino Frances)로 총 길이가 800km에 이른다(공식 거리는 779km). 지금은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명상과 성찰, 또는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는 장기도보여행의 하나로 각광받으며 연간 30만 명의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홍아미 작가에게도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는 이십대 때부터 간직한 오랜 꿈이었다. 이에 홍아미 작가는 사십 대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홀로 산티아고 순례길 800km 걷기에 도전하기에 이른다. 흔히 40대를 인생의 노잼 시기라고 한다. 젊음의 기운이 사라지고, 어깨 위의 짐은 무거워진다. 체력은 예전 같지 않고, 좀처럼 두근거릴 일도 없다. 평생 세계를 누비며 두근거리는 삶을 살았던 홍아미 여행 작가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였다.

게다가 출국 후 순례길 여정을 시작하려고 하는 순간, 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되고 결국 어릴 적 자신의 주 양육자였던 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긴급 귀국을 결정한다. 삼우제까지 지낸 후에 다시 순례길에 오르기로 하지만 이미 장거리 비행으로 수만 킬로를 오가면서 체력도 바닥나고 마음속엔 온갖 회의감이 들어찬 후다.



그러던 중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순례자의 낙서, 현지인의 안내문, 표지판, 조형물 등 순례길 위에서 만나는 다양한 언어의 문자들이 자꾸 눈에 밟힌 것. 매일 지친 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순례자들에게 뜻 모를 낙서 앞에서 시간을 지체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지만, 저자에게는 이 모든 문장들이 범상치 않게 다가온 것이다. 마치 길이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하게 되면서 저자는 좀 더 귀 기울여 까미노의 말을 수집하기로 결심한다. 자신만의 까미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셈이다.

홍아미 작가의 까미노 문장수집 프로젝트 《까미노의 말》이 양장본 도서로 출간된다. 작가가 36일간 직접 순례길을 걸으며 촬영한 사진들 속에는 인생의 문장뿐만 아니라 산티아고 순례길의 아름다운 풍경, 각기 다른 날씨와 분위기, 끝없이 이어지는 까미노의 매력이 듬뿍 담겨 있다. 맞페이지에 원문과 해석 문장이 함께 정리되어 있어 마치 함께 길을 걷는 느낌으로 까미노의 말을 감상할 수 있다.

전체 구성은 [1. 삶의 이유, 2. 고통의 정체, 3. 까미노의 말] 세 개의 챕터로 되어 있으며 주제에 맞게 배치된 까미노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산티아고 순례길을 대리 경험한 것 같은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매일의 걷기를 시간 순서대로 기록한 여행 에세이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와 함께 3월 16일까지 텀블벅 사이트에서 북펀딩 진행 중이며, 펀딩 종료 후 양장본으로 제작될 계획이다. 그 외에도 까미노 메시지 카드, 당신의 문장 원고지 노트가 선물로 함께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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