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직원 1400여명을 줄인다.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무역 환경이 변화하면서 금융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연례 성과 검토 과정에서 전체 직원의 3~5%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총 4만 6500명이다.
골드만삭스는 손실 보전을 위해 과거에도 여러 차례 감원을 단행했다. 지난해 9월에도 비슷한 성과 검토를 거쳐 직원들을 해고했으며 손실이 큰 소비자 금융 부문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 2023년에도 여러 차례 감원했다. 골드만삭스 대변인은 "(감원 조치는) 통상적이고 연례적인 인재 관리 프로세스의 일부"라고만 설명했다. 이번 감원은 오는 봄에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건체이스 역시 올해 5차례에 걸쳐 대규모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 JP모건 대변인은 이에 대해 "사업의 정기적 관리의 일부"라며 "채용도 이어가고 있으며 직원 재배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깜짝 실적을 냈다. JP모건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40억 달러의 수익을 냈으며 골드만삭스는 20억 달러에서 41억 1000만 달러로 증가해 2021년 3분기 이후 최대 수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호실적에도 대규모 감원을 계획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 부과와 이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날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포함한 미국 주식시장 주요 지수는 폭락했다. 글로벌 투자기업 칼라일 그룹의 하비 슈워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 인베스트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무역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안전벨트를 채워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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