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 후보자는 4일(현지 시간)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과 관련해 “지난 6~8개월 간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 (3국 협력이) 계속될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콜비 후보자는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 청문회에 출석해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한미일 3자에 대해 어떤 면에서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아시아판 나토에 “이론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각국이 처한 현실이 워낙 차이가 커 회의적”이라며 “다자적 (안보) 조직화가 구축될 수 있으나 아시아판 나토 같은 거대한 야망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출범시킨 영국·호주와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콜비 후보자는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 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제 몫을 다 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훨씬 강력한 군대를 보유한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미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그는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인사로 분류된다.
콜비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는 한국에 대한 전지 작전통제권 이양과 관련해 “민감한 문제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한미 동맹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 양국은 2012년 4월까지 전시작전권을 한국에 전환하기로 했으나 2010년 6월에 안보 공백 우려 등의 이유로 2015년으로 연기됐었다. 이후 양국은 2014년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확보 등 3가지 조건에 기초해 전시 작전권을 전환하기로 한 바 있다. 콜비 후보자는 또 “미국과 한국의 방어와 억제를 위한 전략적 태세는 신뢰할 수 있고 확고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중국과 북한이 극적으로 핵무기를 늘리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과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추가 옵션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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