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방위 관세 부과에 따른 수요 부진과 산유국의 원유 공급 확대 등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나흘 연속 하락했다.
5일(현지 시간) 원자재 시장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74달러(2.45%) 하락한 배럴 당 69.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한 때 68.33달러까지 내려 앉아 2021년 12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도 1.95달러(2.86%) 떨어진 66.31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장중 가격이 65.2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날 급락으로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작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원유 가격은 수요 부진, 공급 확대 요인이 맞물리면서 최근 나흘 연속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361만 4000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90만 배럴을 훨씬 웃돌았다. 재고 증가는 그만큼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가 내달부터 하루 13만 8000 배럴 규모로 감산 완화에 나서는 것도 유가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팬뮤어리베룸의 애슐리 켈티 분석가는 “미국이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자 각 국가는 즉각 보복에 나섰다”며 “경제성장 둔화와 그에 따른 에너지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JP모건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하락하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량은 잠재적으로 하루 18만 배럴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