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다의 주력 제품인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 베돌리주맙(한국명 킨텔레스)이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서 장기적인 효과를 보이며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발병 초기에 바이오 치료제를 맞지 않은 환자군에서 높은 효과를 보여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베돌리주맙은 최근 피하주사(SC) 제형으로도 승인받아 환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6일 다케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중등증~중증의 궤양성 대장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베돌리주맙으로 48주 동안 치료한 결과를 발표했다. 증상이 없어지고 내시경으로 염증이 발견되지 않으며 조직검사에서도 염증이 없는 이른바 ‘질병 소실’의 목표를 투여 환자의 67.2%가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베돌리주맙은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이 심각한 성인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승인돼 있다.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프레이레 마르셀로 다케다 글로벌 소화기질환 의학부 부사장은 “48주 연구 결과 대부분의 환자에서 질병 소실 혹은 질병 제거라는 치료 목표를 달성했다”며 “최대 168주(약 3년) 동안의 데이터를 통해서도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에게 장기 유지 치료 옵션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바이오의약품 치료를 받지 않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더 높은 반응률을 보여 베돌리주맙이 1차 생물학적 치료제로서의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프레이 부사장은 다케다에서 12년 이상 근무했으며, 그 전에는 노보 노디스크, 네슬레, 화이자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소화기 질환 분야의 전문가다.
IBD는 원인 불명의 설사, 복통, 구토, 혈변 등을 동반하는 대표적인 소화기 질환으로, 주로 20~40대에서 발병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만성질환으로 장 협착, 대장암 등 다양한 합병증에 대한 우려도 크다. 베돌리주맙은 이러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질병의 장기적인 진행을 억제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프레이레 부사장은 “베돌리주맙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에서 궤양성 대장염의 유지 치료제로 적극 권장된다”며 “장기적으로 궤양성 대장염의 진행과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돌리주맙은 정맥주사(IV)뿐만 아니라 피하주사(SC) 제형도 제공되고 있다. 2020년 유럽 의약품청(EMA) 승인을 시작으로, 2022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다케다 관계자는 “자가 투여가 가능해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면역 반응을 줄여 약효 지속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다케다는 IBD 치료 파이프라인으로 자소시티닙도 개발 중이다. 님버스 테라퓨틱스로부터 60억 달러(4조 원)에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자소시티닙은 면역 반응을 조절해 염증을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회사는 자소시티닙이 승인될 경우 연간 30억~60억 달러(약 4조~8조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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