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 지주사인 일본 세븐&아이홀딩스가 미국에서 편의점 사업을 벌이는 자회사를 상장한 뒤 지분 처분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일본 증시에서 2조 엔(약 19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세븐&아이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다. 캐나다 유통업체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뒤 독자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인 가운데 주주환원을 강화해 주가를 끌어올릴 필요성이 커져서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븐&아이홀딩스는 내년 이후 미국 자회사 세븐일레븐(SEI)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수십%의 지분을 처분할 계획이다. SEI는 지난 1990년대 파산 후 경영권이 일본에 넘어온 미국 편의점 운영업체 사우스랜드가 전신으로 미국 전역에서 1만3000여 개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사우스랜드는 세븐&아이홀딩스보다 먼저 세븐일레븐 편의점 사업을 벌이던 업체로, 브랜드 계약을 맺고 일본에서 편의점 사업을 전개한 일본 유통업체 이토요카도에 1991년 인수됐다. 지주사 세븐&아이는 2005년 설립됐다.
세븐&아이는 IPO 과정에서 SEI의 대주주 지분은 유지하되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마련해 향후 투자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 가치 제고에 쓸 계획이다. 매각액은 1조엔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종합슈퍼마켓 사업도 매각해 얻는 자금도 더해 2030년도(2030년 4월~2031년 3월)까지 총 2조엔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이는 현재 세븐&아이 시가총액의 40%에 달하는 이례적인 규모다. 사측은 이와 함께 배당 정책도 수정해 누진 배당을 도입하는 등 주주환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븐&아이는 편의점 서클K를 운영하는 캐나다 유통 업체 알리망타시옹 쿠슈타르(ACT)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뒤 창업 가문 주도의 대응 전략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사측은 이후에도 경영진 교체 등을 통해 독자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이다. 닛케이는 “세븐&아이가 자사 단독 노선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주식 시장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는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자사주매입은 자기자본이익률 향상으로 이어지고, 수급을 개선해 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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